할머니들의 단체사진과 이야기를 건네 받았다.
서로의 몸이 조금씩 기대어 있는 포즈와
마스크 너머 눈가에는 기쁨이 맺혀있었다.
옥천 안남면에 있는 <안남어머니학교>라고 쓰여진
학교명을 검색하여 그곳의 이야기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읽어봤다.
글자를 읽고 쓰는 노인 문해교육으로 시작되었지만,
그곳에서 움튼 이야기들은 삶의 주체성을 깨닫는 과정이었다.
자신의 삶과 지역에서 스스로가 주인이 되어가는 이야기였다.
"방학이 싫고, 졸업은 더 싫다"는 학교.
옥천에서 건네받은 이야기 속에서 존엄함이 읽혔다.
나의 부모와도 저런 존엄함을 마련할 수 있을까.
아버지는 너무 빨리 요양병원에 진입하였고,
엄마는 그의 공백을 견디기 위해
요양보호사나 건물 청소 등의 열악한 노동 환경을 기웃거린다.
서울, 경기의 하루 확진자 수가 전국의 70%에 달하고
미세먼지가 가장 심각한 수도권에서의 삶.
더 구체적으로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요즘.
지역에서 피워낸 존엄한 삶의 모습이 더 생생하게 와 닿는다.
*월간옥이네 12월호 안남어머니학교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