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네 Sep 22. 2015

너와 얘기를 나누고 싶다.


너와 얘기를 나누고 싶다.                                                                                                                   

요즘같이 조금 쌀쌀한 날 너무 시끄럽지도, 조용하지도 않은 카페에 앉아.
아직 식지 않은 따뜻한 커피를 앞에 두고, 너와 얘기를 나누고 싶다.

서로에게 잘못했던 일, 서운했던 일.
헤어지고 너무 힘들었다는 그때.
그런 지난 얘기 말고.

며칠 전에도 만났던 사람들처럼.
어색함의 공기는 없었던 사람들처럼.
딱딱한 의자가 눈앞에 있는 서로에 의해
포근하고 안락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사람들처럼. 

나의 고민과 푸념과 하소연을 털어놓고,
너의 생각과 미래와 어제를 듣고 싶다.
음성 하나 놓치지 않고 귀담아들어
충고가 아닌 서로에게 조언을 나누고 싶다.
그런 얘기를 나누고 싶다.

그 얘기의 끝은, "이제 그만 나갈까"라는 나의 제안에 가볍게 기지개를 펴며 "그럴까" 대답하는 너를 바라본다.
창밖에 떨어지는 나뭇잎들을 보며 어느새 겨울이 온 걸 다시금 느낀다.
나의 목도리를 너에게 감싸준다. 넌 배시시 웃는 미소로 고맙단 말을 대신한다.

너의 왼손과 나의 오른손은 마치 하나인 것처럼 맞잡는다. 

문을 연다. 겨울로 들어선다.
네가 없는 겨울로 들어선다.

너와 얘기를 나누고 싶다.
너와 겨울을 나누고 싶다.

너와 다시 한번, 사랑을 나누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같은 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