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출간 모임에 참여했다. 비용은 20만원이었다. 출판 과정을 알려주고, 글쓰기를 독려하는 모임이었다. 시작 전 주제 선정에 어려움을 겪어, 모임장과 추가로 상담까지 진행했다. 내가 마케터라는 이야기에, ‘마케터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현 시대의 마케팅‘이라는 주제를 추천해주셨지만, 영 당기지 않았다. 내가 그 부분에 할 수 있는 말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나는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 일로 직무를 옮겼던, 내가 지나온 과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고 했다. 그 부분은 잘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도. 결국 나도 답정너였다. 에잇.
늘 걱정스러웠다.
하고싶은 이야기는 분명한데,
이게 세상의 호응을 받지 못할까봐,
현실성이 너무 떨어지는 뜬구름잡는 이야기일까봐,
나만 재밌는 이야기일까봐.
(TMI로 내 MBTI는 확신의 INFP다.)
그래서 세상의 니즈와 균형을 맞춰보려고 부단히도 애를 썼다. 이상적인 발상으로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게 아니라, 땅 위에 두 발로 서서 하늘을 바라보며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자 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답정너였다.
그래, 이쯤되면 너 하고싶은대로 해봐라 싶었다.
책 출간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출판사를 통해 출간하는 과정보다 훨씬 간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책이라는 하나의 형태를 띄기 위해 고려해야할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무척 즐겁기도 했다. 달리고 싶어 미치려고 하는 말을 드디어 풀어준 것 같은 해방감이 들었다.
주제는 ‘경력단절 5년차였던 쌍둥이 엄마가 재취업에 성공한 과정‘을 담았다. 이 책의 목적이 무엇인지, 타겟 독자는 누구인지, 나는 어떤 메세지를 잡고 가야할 지, 글의 흐름을 어떻게 배치해야 좋을지... 여러가지를 고민하며 내용을 썼다 지웠다 재구성하기를 반복했다. 결국 동기부여에 목적을 담아 스토리 위주로 전개하기로 결정하고 내용을 마무리 지었다. 그러다 보니 기술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자세히 쓰지 못한게 조금 아쉬운 부분이지만, 기회는 또 있을테니까.
이렇게 탄생한 첫 책, ’일하고 싶다‘가 세상에 등장했다. 표지 디자인까지 직접 했다. 포토샵, 일러스트도 전혀 다루지 못했던 내가 ai의 도움을 받아 표지까지 만들어 내다니. 정말 좋은 세상이다. 새로운 일을 하며 디자인 감각이 많이 좋아진 덕분이기도 했다.
자, 만들기는 했는데, 이걸 어떻게 세상에 선보여야 하지?
부끄럽지만 주변에 출간 소식을 알렸다. 사실 난 나의 뿌듯함보다 부끄러움이 더 컸다. 나의 속 이야기를 다수가 볼 수 있는 곳에 공개한다는건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오히려 나를 잘 모르는 다수의 사람들은 괜찮은데, 내가 누구인지 잘 아는 사람들에겐 오히려 부끄러웠다. 괜히 책을 강매하는 기분도 좀 들고. 내가 원하는건 내 이야기를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닿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리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단한 관심을 보이며 책을 구매해주신 분이 몇 분 있었다. 감사하게도 후기도 남겨주시고. 그들은 나의 상황에 공감하고 나의 해결방식이 궁금해서 구매를 해주신 것 같았다. 그들을 위한 노하우나 팁을 좀 더 담아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세상에 내놓고 나니 수정할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이래서 빨리 내놓고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고 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