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필리핀 문화 이야기
필리핀에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필리핀 교회 교인 중 한 분이 시식(Sisig)을 먹어봤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시식은 필리핀의 소울 푸드라고 소개하였다. 시식은 돼지 머리와 간으로 만든 필리핀 요리이다. 17세기 팜팡가어(필리핀의 주요 8개 언어 중 하나)로 “신 것을 먹다” 또는 “샐러드”를 의미한다. 원래는 설익은 과일을 식초 또는 소금에 먹는 것을 의미했는데, 생선, 고기 등을 넣으면서 지금의 시식이 되었다. 돼지머리나 내장을 시식에 넣게 된 유래는 클락(Clark, Pampanga) 미국 공군 기지 식당에서 남은 고기를 재활용한 것에서 유래되었다. 조리법은 간단하다. 돼지머리고기를 삶아 부드럽게 한 후 털을 제거하고 잘게 썰어 석쇠에 굽는다. 고기를 뜨겁게 달군 석판에 담고 다진 마늘, 고추, 계란, 치차론(돼지 껍질 튀김) 등을 넣어 먹는 것이다. 여기에 깔라만씨 즙을 뿌려 먹는다. 비단 돼지고기뿐 아니라 생선이나 닭고기를 다진 것으로도 시식을 만든다. 개인적으로는 청양고추를 더 넣고, 살짝 간장을 넣으면 한국인 입맛에도 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