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호텔에서 머문 경험이 있다면 필리핀식 아침메뉴 토시노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토시노는 스페인어로 베이컨을 의미하며, 필리핀에서 불리는 토시노는 필리핀식 베이컨이다. 물론 우리가 마트에서 만날 수 있는 베이컨과는 모양이 다르다. 대개 돼지고기의 삼겹살 부분으로 만들어지며 스페인에서는 큐브모양으로 만든다고 한다. 필리핀에서는 삼겹살을 얇게 썬 후 아니스 와인, 아나토, 물, 설탕, 소금 등을 넣고 3일간 냉장보관을 통해 숙성시킨 후 물에 삶거나 기름에 튀겨 조리를 한다. 설탕이 꽤 들어가서 조리하다 보면 캐러멜라이즈가 되어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난다. 필리피노들이 좋아하는 아침 메뉴 중 하나가 토실록인데 토시노(tosino), 마늘 볶음밥(sinangag)과 계란(itlog)이다. 필리핀의 토시노는 붉은색을 띠고 있는데 이는 식용색소나 *achuete로 색을 내기 때문이다. 마트에서도 토시노를 판매하는데 가장 유명한 브랜드는 팜팡가의 베스트이다. 이코닉(Iconic) 푸드의 창립자인 고 Leticaia “Lolita” O. Hizon 여사의 얼굴이 포장에 새겨있다. 토시노 중에서 무엇이 맛있냐고 마트 직원에게 물어보면 바로 이 제품을 추천한다. 필리핀 토시노의 역사는 제품 포장의 주인공인 히존 여사의 레시피에서 시작되었단다. 한 고기장수는 돼지고기가 상하는 것을 원하지 않아 히존 여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여사는 필리핀 전통의 발효 돼지고기 조리법을 수정해 단짠맛의 토시노를 개발하게 되었다. 이러한 배경에 팜팡가 베스트는 필리핀 토시노의 원조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achuete는 annatto 씨로 만드는 천연식용색소이다. 이 아나타로 만드는 붉은색은 립스틱의 원료로도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