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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팥크림빵 Oct 28. 2024

체험적, 정서적 심상(Imagery) 개입 시작하기

상담노트 19

  언어를 매개로 한 상담에서 심상(imagery)는 대부분의 치료이론에서 통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서중심치료와 게슈탈트치료에서는 심상 기법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인지행동치료 CBT와 심리도식치료도 체험적/정서적 기법으로서 심상재구성(심상재각본, 심상각본수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거든요. 특히, 발달과정에서 겪었던 기억과 감정이 처리되지 않고 회피되어 현재 어려움이 반복될 때, 혹은 언어적 상담의 한계가 명확하게 느껴질 때  심상과 신체감각이 치료적 돌파구가 될 수 있어요. 오늘은 상담자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심상 개입을 활용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먼저, 당연하게도 게슈탈트 기반의 워크샵이나 개인/집단상담 경험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집단 수퍼비전이나 피어 수퍼비전에서 경험을 나누다보면, 제가 비교적 자주, 편하게 활용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는데요. 어떻게 그럴 수 있었지? 스스로 자문해보니, 이미 상담 공부와 경험을 하기 전에 '무대 위에서' 심상 작업을 했던 적이 있더라고요. 학부 1학년 시절, 사이코드라마라는 즉흥심리치료극 소모임에서 여름방학을 반납해가며 공연을 준비해서 올렸던 적이 있거든요. 사이코드라마는 게슈탈트적인 기법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내면에서 일어나는 심상을 무대 위에서 생생하게 작업하게 됩니다. 심상을 무대 위에서 구성하고 재구성하면서, 기억과 감정을 처리하고 안전하게 마무리하는 과정을 수없이 지켜보고 참여했던 거예요. 그러다보니 게슈탈트 치료의 체험적, 정서적 기법으로서 심상이 낯설지 않고, 또 효과가 있다고 믿어졌나봅니다. 체험적 기법이라는 데서 알 수 있듯, 글자로 쓰인 교과서로 이 정서적 과정을 체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로는, 어떤 접근이든 본인이 안전하고 편안하다고 느껴지는 치료적 접근의 기반에서, 정서와 심상을 활용한 개입을 활용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이코드라마 이후로는 인지치료에서의 심상과 심리도식치료에서의 심상개입을 공부했어요. 인지행동치료에서도 인지, 행동을 넘어 체험적 기법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거든요. 심리도식치료의 양식 개념은 처음에는 모호하고 임의적 구분처럼 느껴지지만, 심상을 활용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구조화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내담자는 안전하게 과거 기억 속에서 새로운 경서 경험을 할 수 있고, 치료자는 부담을 줄이고 창의적으로 작업할 수 있어요. 게슈탈트든, 정서중심이든, 인지행동이든, '정서'와 '내담자'를 중요하게 다룬다는 점에서, 변화를 설명하는 언어틀과 용어가 다를 뿐, 일어나는 변화의 과정은 본질적으로 같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신체감각(소매틱) 기반 개입에 대한 경험도 큰 도움이 돼요. 최근에는 언어적 상담을 넘어 신체감각 기반의 개입에도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활용하고 있는데요. 내담자가 안전감을 유지하면서 심상 개입을 시작하고 마무리하는데, 신체감각 기반의 접근도 도움이 된다고 느껴요. 호흡, 표정, 자세 등 비언어적인 행동에서 드러나는 불편감을 트래킹하면서, 필요하다면 호흡을 틈틈이 안내하면서, 혹은 치료자 스스로 자원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심상에 들어가면서요. 한편, 심상개입에 있어서 "종결 시점에 긍정적이고 안전한 느낌을 강화시키기 위해 치료자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라는 점은, 이미 신체감각 기반 심리치료와 닮아 있어요. 이전 글에서, "언어적 심리치료는 때로 혼란스럽고 힘든 상태로 회기가 마무리되기도 하는데, 몸의 감각에 기반한 심리치료는 아주 작은 감각이더라도 매회기 위협반응주기를 완성시키는데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신경계가 조절된 상태로 마무리된다" 라고 적었는데요. 심상 개입과 신체감각 기반 개입은 모두 안전감을 경험하면서 개입을 지속하고 마무리한다는 점에서 변화의 기제와 과정이 닮아 있어요.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그간 심상 작업을 하면서 느꼈던 점과 최근 심리도식치료에서의 심상개입을 읽으며 정리한 부분입니다. 다음 포스트에 이어서 마무리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짧은 가을을 충분히 만끽하는 날들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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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할 만한 책들

(CHAPTER 06 취약한 아이 양식 치료하기)


(전체)


(제1장 인지행동치료 - 조현주, 제3장 게슈탈트치료 - 김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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