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가 멈추는 자리, 다시 움직이는 법
S10 1화 전환의 문턱 — 변화가 멈추는 자리, 다시 움직이는 법
변화는 의지로만 오지 않는다.
법이 허락하고 기술이 준비돼도,
도시와 조직과 사람은 같은 자리에서 맴돈다.
구호는 먼저 달렸고,
청구서는 뒤늦게 도착했다.
왜 우리는 아직 여기인가.
어디에 문턱이 있고, 무엇이 발을 붙잡는가.
문턱은 선의가 아니라 물리다.
넘기 전엔 어떤 자극도 소음처럼 사라지고,
한 번 꺾인 곡선을 되돌리려면 더 큰 힘과 시간이 든다.
규정과 관행, 이해관계가 만든 관성은
계획표 어디에도 적히지 않는다.
그래서 늦은 전환은 늘 더 비싸다.
타이밍이 곧 전략인 이유다.
그러나 속도는 유혹이다.
빠른 명령은 반동을 사고,
느린 합의는 반등을 줄인다.
한편 이 과정의 절차는 보험이고,
설명은 반복될수록 힘을 얻는다.
그러므로
입장이 아니라 조건을 올려놓을 때,
저항은 줄고
예측 가능성은 커진다.
저항을
넓게 바꾸려면 보상을 준비해야 하고,
빨리 바꾸려면 범위를 좁혀야 한다.
최종적으로, 속도는 덕목이 아니라 설계의 결과다.
그래서 우리는 가격표만 보아서는 안되며,
시간표를 함께 보아야 한다.
운임보다 비싼 것은 지연이고,
늦은 공지는 공포를 만든다.
평시에 사치로 보이던 것들 —
대체 경로, 재고, 현금, 관계 —
위기에는 그것이 유일한 보험이 된다.
시간을 아끼려면
미리 써야 할 돈이 있다.
선비용이 없으면
파동 한 번에 전체가 멈춘다.
전환은 누군가의 것을 가져간다.
그렇기에 적은 ‘반대자’가 아니라
‘보상 없는 전환’이다.
누가 무엇을 잃는지 먼저 특정하고,
보상은 사후가 아니라 사전에 설계하는 것이다.
현금만이 답이 아니다.
재교육, 전환직무, 지분, 시간 같은
“다음 자리”가 더 오래간다.
그 대가를 미리 치를 때,
문턱은 낮아진다.
장부도 바꿔 써야 한다.
도입비와 운영비만 적지 말고,
지연·반동·신뢰 소모,
그리고 ‘안 바꾸는 비용’까지 더해야 한다.
총소유비용을 정확히 부르는 순간,
말이 줄고
길이 보인다.
길이 보이면
결정을 미룰 이유가 사라진다.
전환은 계획이 아니다.
전환은 결제다.
누가, 언제, 무엇을 낼 것인지 합의하는 그 순간,
닫을 문과 열 문이 분명해진다.
우리는 뒤늦은 청구서가 아니라,
앞당긴 설계로 움직일 수 있다.
다음 편 예고
합의의 가격 — 빠른 명령과 느린 동의의 진짜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