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세금 감면이냐 현금 지급이냐, 다자녀 지원의

프랑스 N분N승 vs 스웨덴 아동수당

by 박상훈

14화. 세금 감면이냐 현금 지급이냐, 다자녀 지원의 두 가지 길

― 프랑스 N분N승 vs 스웨덴 아동수당


14화. 세금 감면이냐 현금 지급이냐, 다자녀 지원의.png


파리 15구의 한 아파트.

오전 7시 30분, 세 아이의 아침 식사 소리가 요란하다.

8살 레아, 5살 토마, 3살 엠마.


소피아(36)와 줄리앙(39)은 둘 다 중산층 직장인이다.

연소득 합산 8,000만 원.

한국이라면 "애를 어떻게 셋이나 낳아?"라는 말을 듣겠지만,

프랑스에서 이들은 '세제 혜택을 똑똑하게 활용하는 가구'다.


작년 소득세 고지서를 보고 소피아는 남편에게 말했다.


"우리 600만 원만 냈네. 작년보다 또 줄었어."


자녀가 없었다면 1,200만 원을 냈을 것이다.


세 아이 덕분에 세금이 절반으로 줄었다.

이것이 프랑스 N분N승 세제의 마법이다.


1945년부터 80년째 작동하는 이 시스템은

간단한 원리로 출산율을 지탱한다.


가족 수만큼 소득을 나눠서 세금을 계산하면,

세율 구간이 낮아진다.

자녀가 많을수록 세금 부담이 급격히 줄어든다.


프랑스 출산율은 2023년 1.68명으로 최근 하락했지만,

여전히 한국 0.72명의 2배가 넘는다.


한국은 연 70만 원 세액공제를 돌려주지만,

프랑스는 500만 원을 아예 안 거둔다.


N분N승, 가족을 하나의 경제 단위로 본다


프랑스 세제는 개인이 아니라 가족을 과세 단위로 본다.

부부 합산 소득을

가족 계수로 나눠서 1인당 과세 표준을 만든다.


부부는 각각 1, 자녀 첫째와 둘째는 각 0.5,

셋째부터는 각 1로 계산한다.


3자녀 가구는 부부 2 + 자녀 1.0 + 0.5 + 0.5 = 가족 계수 3.0이다.

연소득 8,000만 원을 3으로 나누면 2,667만 원.

이 금액에 세율을 적용한 뒤 다시 3을 곱한다.


세율 구간이 30%에서 11%로 떨어지니

최종 세금은 600만 원 수준이 된다.

자녀가 없으면 8,000만 원 전체에 30% 구간이 적용돼 1,200만 원을 낸다.


같은 소득, 다른 세금.


한국처럼 "자녀 1명당 15만 원 돌려드립니다"가 아니라,

"자녀 수만큼 소득을 나눠서 세율 자체를 낮춰드립니다"다.


세금 감면이 아니라 세율 구조 자체가 다자녀 친화적으로 설계됐다.


이게 핵심이다.


스웨덴은 세금 감면 대신 현금을 준다


스웨덴에는 N분N승 세제가 없다.

세금은 개인 단위로 내고,

대신 아동수당을 직접 지급한다.


모든 자녀에게 16세까지 월 1,250크로나(약 16만 원)를 준다.

소득과 무관하다.

연소득 2억 원이든 3,000만 원이든 똑같이 받는다.


여기에 다자녀 보조금(flerbarnstillägg)이 추가된다.

2자녀 월 2만 원, 3자녀 월 9만 5천 원,

4자녀 월 22만 원, 5자녀 월 39만 원.

자녀가 늘수록 급격히 증가한다.


3자녀 가구는 기본 아동수당 월 48만 원에

다자녀 보조금 월 9만 5천 원을 더해 월 57만 5천 원,

연 690만 원을 받는다.


프랑스는 고소득자가 세금 감면으로 더 많이 돌려받지만,

스웨덴은 저소득층이나 고소득층이나 동일하게 받는다.


철학이 다르다.


프랑스는 '다자녀 가구의 세 부담을 줄인다',

스웨덴은 '모든 아이에게 동등한 지원을 한다'.

둘 다 출산율을 올렸지만, 방식은 정반대다.


한국은 둘 다 약하다


한국의 자녀 세액공제는

1명 연 15만 원, 2명 연 30만 원, 3명 연 70만 원이다.


연소득 8,000만 원 3자녀 가구가

소득세 1,100만 원을 내고 70만 원을 돌려받는다.


6.4% 환급.

그래서 체감이 잘 안 된다.


프랑스는 같은 조건이면 소득세 600만 원만 내면 된다.

500만 원이 아예 줄어든다.


스웨덴은 같은 조건이면 세금은 그대로지만

연 690만 원 현금을 받는다.


한국은 아동수당도 있다.

만 8세 미만(0~7세) 자녀에게 월 10만 원.

3자녀가 모두 해당 연령이면 월 30만 원, 연 360만 원이다.


세액공제 70만 원 + 아동수당 360만 원 = 연 430만 원.

프랑스 세금 감면 500만 원보다 적고, 스웨덴 현금 지급 690만 원보다도 적다.


게다가 한국 3자녀 가구의 연간 양육비는 평균 3,600만 원이다.

430만 원 지원은 12%.

"국가가 지원한다"는 체감이 없다.


프랑스와 스웨덴은 30~50%를 지원한다.


이게 출산율 1.68명,

1.43명과 한국 0.72명의 차이다.


고소득층 혜택이냐, 보편 지급이냐


프랑스 N분N승 세제는 '부자 감세' 논란을 피할 수 없다.

연소득 2억 원 3자녀 가구는 세금 감면이 1,000만 원을 넘는다.

연소득 3,000만 원 3자녀 가구는 200만 원도 안 된다.


세율이 높을수록 감면액이 커지니

고소득층이 더 많이 받는다.

이게 비판받는 지점이다.


하지만 프랑스는 이 제도를 80년째 유지한다.

출산율 1.68명(2023년), 3자녀 이상 가구 비율 19%.

유럽 최상위권 출산율을 유지하는 효과만큼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스웨덴 아동수당은 형평성이 높다.

연소득 2억이든 3,000만이든,

3자녀면 연 690만 원을 똑같이 받는다.

저소득층에게 더 유리하다.


하지만 출산율은 1.43명(2024년)으로 프랑스보다 낮다.


완벽한 제도는 없다.


프랑스는 효과를,

스웨덴은 형평성을 선택했다.


한국은 둘 다 중도반단이다.

효과도 없고 형평성도 낮다.

70만 원 세액공제는 고소득층도 체감 못 하고,

저소득층은 애초에 세금을 안 내서 혜택이 없다.


다자녀 = 경제적 이득, 이 공식을 만들어야 한다


프랑스 3자녀 가구는

세금 감면 500만 원 + 가족수당 월 51만 원(연 612만 원)

= 연 1,100만 원 이상 혜택을 본다.


셋째부터 급격히 증가한다.

경제적으로 다자녀가 유리해진다.


스웨덴 3자녀 가구는

아동수당 연 690만 원 + 육아휴직 수당 평균 2,000만 원(첫 3년) + 무상 교육·의료.

연 3,000만 원 수준 지원이다.


다자녀가 경제적 부담이 아니라

'국가 지원이 더 많아지는 구조'다.


한국 3자녀 가구는

세액공제 70만 원 + 아동수당 360만 원 = 연 430만 원 지원.

양육비 연 3,600만 원 중 12%만 지원받는다.


다자녀 = 경제적 재앙이다.


셋째를 낳으면 가계가 무너진다.

"애를 왜 셋이나 낳았어?" 이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프랑스와 스웨덴 부모들은

"애가 셋이라 세금이 확 줄었어"

"수당이 많이 나와서 괜찮아"라고 말한다.


한국 부모들은 "셋째 낳으면 망한다"고 말한다.


같은 3자녀, 다른 현실.


세금은 선택이다


프랑스와 스웨덴은 세금 철학이 다르다.

프랑스는 "자녀를 키우는 가구는 세 부담 능력이 줄어든다"고 본다.

그래서 가족 단위로 세금을 계산한다.


스웨덴은 "모든 아이는 동등하게 지원받아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소득 무관하게 동일 지급한다.


둘 다 맞다.


중요한 건 '선택'이다.

국가가 출산 친화적 조세 체계를 설계하느냐 마느냐.


한국은 선택을 안 했다.

자녀 세액공제 연 15만 원은 '선택하지 않은 결과'다.

출산율 0.72명은 '무관심의 결과'다.


프랑스는 1945년 전후 복구 시기에 N분N승 세제를 도입했다.

인구가 줄면 나라가 무너진다는 절박함이 있었다.


스웨덴은 1948년 보편적 아동수당을 시작했다.

모든 아이가 평등하게 자랄 권리가 있다는 신념이 있었다.


한국은 2024년에도 "예산이 부족해서"라고 말한다.

세금 구조를 바꿀 생각이 없다.


그래서 출산율이 바닥이다.


돈을 많이 줘야 효과가 있다


프랑스 3자녀 가구 연 1,100만 원 혜택.

스웨덴 3자녀 가구 연 3,000만 원 지원(첫 3년).

한국 3자녀 가구 연 430만 원 지원.


프랑스와 스웨덴은 양육비의 30~50%를 지원한다.

한국은 12%를 지원한다.


체감 차이가 명확하다.

"국가가 정말 지원한다"는 느낌을 줘야 출산율이 오른다.


연 70만 원 세액공제는 "국가가 관심 없다"는 신호다.

프랑스와 스웨덴 부모들은 "셋째 낳으니까 혜택이 확 늘었다"고 말한다.

한국 부모들은 "셋째 낳으면 망한다"고 말한다.


숫자가 이 차이를 만든다.


세금이든 수당이든, 많이 줘야 효과가 있다.


프랑스와 스웨덴이 증명했다.


오늘의 교훈


프랑스는 N분N승 세제로 자녀 수만큼 소득을 나눠서 세율을 낮춘다.

3자녀면 세금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고소득층 혜택 논란이 있지만 출산율 1.68명(2023년)으로 유럽 최상위권을 유지한다.


스웨덴은 세금 감면 대신 소득 무관 현금 지급.

형평성은 높지만 지원 규모는 프랑스보다 작다.


한국은 둘 다 약하다.


세액공제 연 70만 원, 아동수당 연 360만 원.

양육비의 12%만 지원한다.


세금은 선택이다.

다자녀 가구에 파격적 혜택을 주면 출산율이 오른다.


프랑스와 스웨덴이 증명했다.


다음 화 예고


스웨덴에서는 7세부터 성교육을 한다.

몸, 관계, 책임을 가르친다.

'성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 배워야 하는 것'.

이 교육이 10대 임신율을 OECD 최저로 낮췄다.


15화에서는

스웨덴의 포괄적 성교육과,

어릴 때부터 책임감을 가르치는 교육 시스템을 들여다봅니다.


[스웨덴 : 아이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나라]

시스템의 완성

2부 6화. 14화. 세금 감면이냐 현금 지급이냐, 다자녀 지원의 두 가지 길

(이 글은 프랑스 재정부(Ministère de l'Économie) N분N승 세제(quotient familial) 자료(2024), 스웨덴 사회보험청(Försäkringskassan) 아동수당 및 다자녀 보조금(barnbidrag, flerbarnstillägg) 통계(2024), 한국 국세청 '자녀 세액공제' 규정(2024), OECD Family Database 현금 급여 비교(2024), 프랑스 통계청(INSEE) 출산율 및 다자녀 가구 비율(2023), 스웨덴 통계청(SCB) 가족 구성 통계(2024),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다자녀 가구 양육비 실태조사'(2024), 조선일보 '프랑스 N분N승 제도 분석' 기사(2024년 5월)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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