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2 1화 미국은 관세를 낮췄지만, 구조는 여전히 파열

90일 휴전 뒤에 숨은 시스템의 피로

by 박상훈

S2 1화 미국은 관세를 낮췄지만, 구조는 여전히 파열음이다— 90일 휴전 뒤에 숨은 시스템의 피로


2025년 5월.
미국과 중국은 “90일간의 휴전”을 선언했다.
양국은 극단적인 보복 관세를 낮췄다.

미국은 145%였던 대중국 관세를 30%로 낮췄고,
중국은 125%였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0%로 내렸다.

겉으론 ‘타협’처럼 보였다.

시장도 반응했다.
뉴욕 증시는 올랐고, 해운·물류주는 반등했다.
그런데, 그래서 구조는 복원된 건가?



1/ 숫자가 내려간다고 구조가 되살아나는 건 아니다


관세는 수치다.
하지만 구조는 관계와 의존의 장기적 패턴이다.

현재 미국은 여전히 중국에 대규모 생산망을 의존하고 있고,
중국은 미국을 주요 소비시장으로 삼는다.

그런데도 이 관계는 ‘정치’라는 이름 아래
거래처럼 다뤄지고 있다.


이번 조정 역시 구조의 재설계가 아닌,
수치 조절을 통한 긴장 완화에 불과하다.



2/ 트럼프의 움직임은 전략인가, 증상인가


트럼프는 이번 협상에서 스스로 “위대한 거래”라 칭했지만,
이는 실상 선거 일정과 내수 경제 부담을 고려한 선택지였다.

물가가 불안하고, 소비심리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고관세를 고수하기엔 정치적 부담이 컸다.


이런 판단은 정치적으로는 타당하다.
하지만 구조적으로는 “정책을 뒤집을 수 있다”는 신호를 남겼다.
시장은 이 혼란을 기억한다.


관세가 전략이 아니라 정치적 가변성의 상징이 되는 순간,
글로벌 공급망은 안정 대신 회피를 택한다.



3/ 미국이 관세를 낮추는 동안, 구조는 움직이고 있었다


트럼프가 관세를 낮춘 같은 주간,
중국은 유럽과의 반도체 공동 개발 로드맵을 발표했고,
삼성은 미국 내 반도체 공장 인센티브 재조정 협상에 돌입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FTA 세부조항 ‘신속 개정’을 준비 중이다.

이는 구조가 여전히 정치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다.

정책은 속도를 내기 어려운 반면,
기업과 자본은 ‘구조적 불확실성’을 선제적으로 회피하려 든다.

즉, 관세 수치는 내려갔지만
공급망은 이미 다른 경로를 찾고 있다.



4/ 구조는 숨고 있을 뿐, 끝난 게 아니다


90일의 휴전은 리셋이 아니라 잠깐의 숨 고르기다.

무역은 수치를 낮춰도,
불신은 단축되지 않는다.

문제는 단순히 ‘누가 이겼는가’가 아니라,
'누가 구조를 관리하지 못했는가'다.


정치가 거래처럼 구조를 다루는 순간,
그 구조는 지속 가능성을 잃는다.


관세는 낮아졌다.
그러나 불안정한 구조는 더 눈에 띈다.

이번 조정은 문제 해결인가,
아니면 구조 피로의 신호인가?


해답은 정치가 아니라,
움직이는 구조가 어디로 향하는지를 보는 일에 있다.



다음 편 예고

2화. 리쇼어링은 돌아왔지만, 삶은 돌아오지 않았다 — 공장과 공동체의 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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