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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right Jul 19. 2022

김영하 작가와 마츠다 부장

생맥주와 두런두런 

김영하 작가를 좋아한다. 20대 초반에는 홍상수 감독과 김연수 작가를 좋아했고 지금까지 꾸준히 챙겨보는 작가는 김영하다. 홍상수 감독은 교양수업에서 왜 그를 좋아하냐는 강사님의 공통 질문에 롱테이크가 인상적이라는 다소 있어 보이는 답변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김연수 작가는 달리기를 언급한 인터뷰를 보았는데 프리랜서지만 달리기로 루틴을 채운다는 답변이 인상적이었다. 몇 가지 책을 찾아 읽고 나서 무라카미 하루키를 떠올렸는데 역시 제법 '있어' 보였다. 


서두에 언급한 김영하 작가의 소설을 다 읽어보지는 않았고 살인자의 기억법 같은 대표작을 필두로 산문집을 더 좋아한다.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없는 내가 유심히 지켜본 건 그의 관점이었는데 소설가라지만 통찰에 공감이 가서 그가 쓴 글을 더 찾아보게 되었다. 알아도 쓸데없는 잡학사전에서 이래저래 설을 푸는 그를 보면 저렇게 되고 싶다는 마음이 어디 한편에 자리 잡곤 했다. 소설가이면서 저렇게 박학다식한 이야기를 쉽게 말할 수 있다니. 


코로나로 회식이 전무하고 일신상의 이유로 금주중이라 술자리 분위기를 느껴본지가 아득하다. 맛있는 술자리는 분위기가 절반 이상은 좌우한다고 생각하는데, 격무를 마친 후 차가운 생맥주가 그립다. 홍대입구 펍원과 에이 펍은 청량감 있는 맥주가 일품인데 해장으로 부탄추 일본 라멘을 먹었다. 지금은 많이 사라진 프랜차이즈 와바에서는 별다른 안주 없이 각 생맥주 4잔이면 취하는 마법의 가성비를 경험했다. 아사칸이라는 주점도 있었는데 국산 생맥주 두배에 육박하는 가격에도 뭔가 다르다며 먹었던 시절도 떠오른다.  


별안간 맥주 이야기는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 때문인데 유튜브 채널명이다. 한국 사람보다 한국어를 더 맛있게 구사하는 마츠다 부장이 난바 근처 선술집을 소개하는 클립이 알고리즘이 선택을 받으며 인기가 급상승했다. 아내와 두세 번 영상을 돌려봤는데 대부분의 직장인이 느낄법한 카타르시스가 녹아있다. 시원한 생맥주, 팀원들과 케미 그리고 퇴근 후 해방감이 한잔 하고 싶게 만든다. 하이트 제로제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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