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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right Aug 27. 2024

그러니까

그러니까 나는 지금 무엇인가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태다. 꾸준히 쓰겠다는 다짐은 멀리둔 채 이제서야 자판을 두들기는 부족한 사람의 고백이다. 그러니까 이건 빈지노의 가사 같은게 아니다. 집에 이사를 했고 우리 가족이 향유하는 공간은 넓어졌고 신경써야 할게 많아졌고 아이맥을 놓을 공간이 없어 엘지그램 노트북으로 영감을 받아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두드리는 것에는 큰 의미가 있다. 키보드를 두들겨서 글 따위를 끄적이는게 아니라. 지금의 이 기록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영감을 받은 기록을 그 순간을 기록하기에 의미가 있다. 순간을 기록하기에 우리는 영상매체, 유투브, 인스타그램 같은 이미지를 차용(이용) 하지만 글 만큼 유용한 기록매체는 없다. 이미지는 손실될 수도넘겨버리면 그만이지만 스스로 자판을 쳐서 남긴 텍스트는 누군가 진득하게 읽어주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텍스트를 남겨 전달하는것. 저 멀리 이역만리 캐나다에 있는 오래된 친구가 한번도 경험해보지 않는 대자연에서 글을 쓰는 친구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 어떤 대가없이 나를 아니 우리 가족을 초대하는 그 감사함에. 단지 글을 조금 쓸줄 안다는 우쭐함을 우쭈쭈하며 받아주는 감사함을 이번 생이 아니면 (윤회를 믿는 것은 아니지만) 경험할 수 있을까. 


꾸준히 쓰겠다는 허영은 그 꾸준함을 현재가 바쁘다는 핑계로 이사를 한다는 이유로 미뤄왔던, 가장 잘 할수 있고 자신있는 것을, 그러나 남들에게는 보여주지 않는 그렇지만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언가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를 생각을 어쩌면 큰 알코올을 흡수하며 대작을 해야지만 나오는 감정을 그 생각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불편함을. 아침이 되면 삭제하거나 보관함으로 보낼지 모르는 이야기를 생각을 그 감저을 온전히 전달하는 이 밤. 더위가 한풀 꺽인. 그래서 더 만나고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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