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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태영 Jan 10. 2024

일상을 여행처럼

 카메라를 처음 샀을 때가 생각납니다. 뷰파인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는 건 새로운 세상으로의 초대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카메라를 들고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 일상은 여행이 됩니다. 사진을 찍기 이전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 것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점심에 먹었던 음식과 출퇴근 거리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건물 사이사이로 들어오는 빛과 그림자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시선은 점점 소소하면서 다양한 것들로 옮겨 갔습니다. 보도블록의 모양과 패턴, 시장에 걸려있는 옷들의 다채로움, 건물 외벽의 재질과 질감, 골목과 지붕 위를 오가는 길고양이의 움직임 등 멈추어 있는 것에서 움직이는 것들로 카메라에 담는 것들이 조금씩 변해왔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거리 사진을 찍고 있으면, 가끔 뭘 찍고 있냐고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앵글 안에 담는 것들은 매 순간마다 다르지만, 최근에는 거리의 선들과 색, 그리도 움직임에 관심이 생기면서 배경에 초점을 맞추고 느린 셔터 스피드로 뷰파인더 안을 스쳐가는 움직임을 담고 있습니다. 물론 초상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말이죠. 오늘도 여행을 하듯 카메라와 함께 거리로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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