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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11. 2021
벨류에이션이 걱정된다면 'SAFE'를 활용하자
초기 스타트업은 투자 단계에서 '우리 회사의 사업모델은 끝내 주는데, 투자자가 너무 낮게 가치평가를 하고 지분을 많이 가져 가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하곤 한다. 반대로 초기 투자자는 '사업성은 있어 보이나 불확실해서 많은 투자는 꺼려지고, 작게 투자하면 향후 지분가치가 너무 낮아질것 같은데...'라는 고민에 사로잡힌다.
위와 같은 스타트업과 투자자의 동상이몽을 매끄럽게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조건부지분인수계약(SAFE, 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이다. SAFE는 실리콘밸리에서 처음으로 사용하였으며 우리나라도 벤처투자촉진에 관한 법률로 이를 규정하고 있다.
벤처투자촉진법 시행규칙 제3조(조건부지분인수계약의 요건)
1. 투자금액이 먼저 지급된 후 후속 투자에서 결정된 기업가치 평가와 연동하여 지분이 확정될 것
2. 조건부지분인수계약에 따른 투자를 받는 회사가 조건부지분인수계약의 당사자가 되고, 그 계약에 대해 주주 전원의 동의를 받을 것
3. 조건부지분인수계약을 통해 투자를 받은 회사가 자본 변동을 가져오거나 가져올 수 있는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조건부지분인수계약이 체결된 사실을 해당 계약의 상대방에게 문서로 고지할 것
알고 보면 그다지 어려운 내용은 아니지만, 법조문은 언제 봐도 딱딱하고 소화가 잘 안된다. 좀 쉽게 하나씩 풀어보자.
SAFE란 무엇인가?
SAFE(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를 우리말로 하면 '미래 지분의 산정과 취득 조건을 규정한 간결한 계약'으로 요약할 수 있다.
초기 기업은 측정 지표가 없어서 Valuation이 어렵기 때문에 기업가치를 정하지 않고 일단 투자한 후, 나중에 후속 투자를 할 때 기업가치가 결정되면 그에 따라 선 투자자의 지분율이 결정되는 방식인 것이다. 이렇게 하면 초기 가치산정의 혼란 방지, 신속한 투자 집행, 과도한 지분 희석 방지, 고평가(고밸류) 위험 회피 등을 할 수 있다.
구체적 사례
초기 스타트업 A사가 SAFE를 통해 20억 원을 미래 기업가치 20% 할인 조건으로 투자 받았다고 가정해 보자. A사는 제품 출시 후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두어 1년 후 후속 투자자로부터 1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게 되었다. 이경우, 기존 투자자는 SAFE에 따라 기업가치 100억에 20% 할인을 적용하여 80억 가치기준으로 25% 투자 지분(20억/80억)을 확보하게 된다.
그런데 위 사례에서 후속 투자자가 A사의 기업가치를 500억 원으로 평가했다면 어떻게 될까? 초기 투자자의 지분율은 5%로 급격히 떨어지고 만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많은 투자금이 들어오니까 신이 날 테지만, 엄청난 리스크를 감수했던 초기 투자자는 떨떠름한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건부지분인수계약서에는 'Valuation Cap'이 등장한다. 벨류에이션 캡을 300억 원으로 정하면, 향후 몇 백억원의 후속 투자가 이루어지더라도 투자지분을 계산할 때 300억 원의 기업가치만 인정한다는 뜻이다.
꼭 기억해야 할 두 가지
조건부지분인수계약에서 말하는 핵심 조건 두 가지는 '미래 기업가치의 할인율과 벨류에이션 캡'이다. 실제 계약 과정에서 SAFE 조건의 협상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를 통해 입장을 달리하는 서로가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활용가치는 매우 높다. 먼저 SAFE의 취지와 의미를 충분히 숙지한 후, 구체적 실무협상 과정에서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만족스러운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