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꿈을 안고 창업했던 후배로부터 얼마 전에 받은 전화다. 코로나 상황과 인력난, 자금난이 겹쳐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한 것이다. 어쩌면 이 순간에도 많은 창업가가 폐업의 고통과 마주하고 있을지 모른다. 이처럼 창업 생태계에서는 끊임없이 생성과 소멸이 일어나고 있는데, '소멸(폐업)'하지 않고 살아남는 방법이 과연 무엇일까?
창업 후에 겪게 될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미리 경험해볼 수 있다면? 코로나 백신을 맞아서 중증 발병을 예방하듯이, 창업에도 실전 경험을 미리 해보는 예방 주사가 있다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특히 요즘은 이른 나이에 창업하는 케이스가 많아지고 있다. 나이가 어리다는 것이 꼭 핸디캡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철저한 실전 훈련(경험)을 거친 후 창업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창업 백신으로 삼을 만한 것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자. 현재 직장인이 아닌 청년이라면,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업 영역 또는 유사 업종 스타트업에 취업해서 실전 경험부터 쌓는 것을 추천한다. 신입사원부터 시작해서 팀장, 임원이 되어 가면서 스타트업의 성장과정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깨달은 후에 창업하는 것이다. 어떤 위기가 있었고 어떻게 대처했는지, 무슨 일에 좌절했고 무엇에 성공했는지 스타트업의 생로병사를 알게 되면 창업 실패 확률은 현저히 낮아진다.
만약 입사했던 스타트업이 망해버린다면? 하지만 걱정하지 마시라. '왜 망했는지' 실패의 경험을 얻게 된다면 그것도 자신에게는 엄청난 소득이 될 테니까. 바로 이 부분이 나중에 창업했을 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하는 예방주사가 될 수 있다. 폐업 과정에서 눈물의 소주잔을 함께 기울여 본 동료가 있다면, 이 또한 괜찮은 자산(인맥)이 될 것이다.
이미 직장에 다니고 있는 예비 창업가라면, 회사를 그만두고 스타트업으로 옮기는 것은 자신의 나이와 경력 등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 주중이 어렵다면, 주말에만 일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찾아서 일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스타트업은 '숙련된 일처리 솜씨'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직장인으로서 자신의 경험을 제공하며 주말에 일한다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윈윈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만약 주말 근무를 할 때 단순히 직원의 입장에서 주어진 일만 처리한다면, 굳이 주말에 힘들게 일해야 할 이유가 없다. 이 고생을 사서 하는 이유는 창업을 하기 위해서며, 시행착오를 줄이려고 실전 체험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직원이 아니라 '창업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일을 해야 한다. 관점을 다르게 하면 처음에 보이지 않던 것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어떤 위기상황에서 자신의 일처리 방식과 스타트업 대표가 대응하는 방식을 비교해보면 값진 경험치가 쌓여갈 것이다.
이처럼 창업 이전에 쌓는 양질의 경험들은 창업 후 겪게 될 핵폭탄 급 위기 상황을 견뎌낼 훌륭한 백신이 될 수 있다. 한 살이라도 먼저 창업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무턱대고 '빨리' 창업하다가 '더 빨리' 망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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