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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see Han Jul 29. 2020

아티스트

Hanpan 1주년 파티를 촬영하면서

 언젠가 지인을 만나는 자리에서 핸드팬을 연주하는 친구를 만났다. 한국에서는 생소하지만 듣다 보면 기꺼이 그 매력에 빠지는 그런 악기.

 '누나 다음에 공연할 때 촬영 부탁드려도 될까요?'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그것이 현실로 일어났다.


 이번 공연은 ‘Snd Handpan Academy 1주년 파티’였고 핸드팬 연주 말고도 다른 기타리스트, 피아노, 피리 등과 함께 합을 맞추어 가는 자리였다.


'시타르'라는 악기
즉흥적인 대화


 재밌었던 점은 정해진 곡으로 연주를 하는 것이 아닌 그의 말로 ‘즉흥적인 대화’로 꾸며졌다. 그 주 리허설 때 처음 만나서 인사 나누고 합을 맞춰 본 것이 전부였던 것이다. 나도 리허설 때도 초대받아 갔던 자리에서 원장인 친구만을 알았던 상황이었고 어디서 어떻게 진행될지 인원은 몇 명인지 ‘아무런’ 정보 없이 날 것의 마음으로 갔는데 참여자들까지 나와 같이 날 것으로 처음 만나 처음으로 합을 맞춰봤다는 것이 참으로 신박했다.


 생각보다 즉흥연주는 비슷한 뜻을 가진 사람들과의 대화여서 그런지 사소한 순간 박자가 조금 엇나가는 것 말고는 전반적으로 잘 흘러갔다.


 기타를 치는 멤버가 자신의 다른 기법을 연주하면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났어’라며 피아노 뚜껑을 열고 줄로 연주하는 신기법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렇게 ‘핑퐁’처럼 던지고 받으면서 하는 연주들이 음악을 잘 모르는 나로서는 새로운 장르처럼 느껴졌다. 핸드팬 말고는 기존에 익숙한 악기였음에도 완전히 다른 음악처럼 와 닿았다.

본 공연 날,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 또한 색다르게 느껴졌다면 기분 탓이었을까?


 각자 다른 분야에서 왔겠지만은 각각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사람들이었다. 실제로 촬영하면서 만나 이야기 나눈 사람들은 주얼리 디자이너, 환경단체 소속 종사자, 피아니스트, 영상을 만드는 사람, 글 쓰는 작가 등등 가지각색이었다.

 그러나 핸드팬 아카데미 1주년 공연이라는 하나의 자리로써 만난 사람들이라 그런지 연주자들의 핑퐁처럼 자유로이 교류하는 장면들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광경이었으리라.

그는 공연 중간에 이런 말을 했더랬다.


아티스트는 단순히 기술적으로 연주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악기 연주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발견해 일상에서 실천하는 사람이다.

 사실 아티스트나 예술이라는 것은 본디 자신이 느끼고 그것을 표현하는 자, 표현하는 것인데 무엇이 우리를 그렇게 ‘잘해야 한다’라는 프레임에 구겨 넣고 스스로를 괴롭혔는지..


 어제 주최자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그의 말을 빌림으로써 마무리하고자 한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저희가 각자의 자리에서 내공을 쌓고 종종 모여 같이 연주하고 교류하다 보면, 저희만의 예술/음악 신 Scene이 탄생할 수 있겠다는 게 보입니다. 마음을 맞추고 하루하루 이야기들을 써가다 보면, 자연스레 우리들의 커뮤니티와 무대가 만들어지겠구나 싶습니다. 앞으로 함께 멋진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 같아 설레는 마음 가득 담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Snd Handpan Academy Instagram

https://instagram.com/snd_handpan_academy

그날의 공연 사진들이 궁금하다면,

https://drive.google.com/drive/folders/1uBworDhcNJaRvFdQg0FiFeQaMM0qfa7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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