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자동매매에 대한 이야깃거리가 뚝 떨어졌다.
다음 자동매매 알고리즘은 PSAR와 RSI, MACD를 응용한 것이었다. 물론 백테스팅만 하면 누구나 20%씩 딸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알고리즘을 돌린 결과는 다음과 같다.
뭐랄까, 이전과 같은 포맷으로 글을 쓰기에는, 적어도 승률이 50%가 넘기 전에는 자동매매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할 수 없을 것 같다. 절망적이다. 보조지표를 사용하는 방식의 필연적인 운명일까?
문득 가상화폐 관련한 정보글을 읽다가 이런 문장을 발견했다.
'알트코인은 비트코인의 중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이해는 간다. 비트코인은 다른 어떤 암호화폐보다 가격이 높다. 거래량도 (별 이상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늘 상위권이다. 암호화폐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코인이기도 하고, 역사도 오래되었다. 물론 이더리움 같은 코인에 비해 활용도는 좀 떨어지기는 하지만......
또, 코인 시장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많은 코인들이 비트코인과 거의 유사한 가격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알 것이다. 예를 들면 다음 사진들 같이......
어떻게 전혀 다른 두 코인의 가격이 비슷하게 움직일 수 있을까? 즉 이러한 의문은 다음과 같이 바꿔서 질문할 수 있다.
"한 코인은 다른 코인의 가격에 영향을 미칠까? 미친다면 얼마나 미칠까?"
물론 훨씬 더 많은, 좋은 분석방법이 많을 테다. 슬쩍 논문을 보려고 했더니 무슨 말인지 당최 이해도 되지 않는다. 따라서 가장 간단한 종류의 분석을 진행해 보려고 한다.
1. 단순 선형 회귀 분석(Linear regression): 비트코인과 알트 코인간의 관계
분석을 위해서 price action을 정량화할 필요가 있다. 여기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이 글에선 봉의 종가/시가에 log10을 씌운 것을 사용할 것이다. 이렇게 하면, 음봉이 발생하는 경우 -값이 발생하고, 양봉이 발생하는 경우 +값이 나온다. 좀 더 직관적이 된 달까?(물론 나도 어딘가 논문에서 본 내용인데, 어떤 논문이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이렇게 60분 봉의 가격 움직임을 정량화 한 다음, X 축에는 비트코인을, Y축에는 각 알트 코인을 놓아 (X, Y)를 구성하면, 아래 예시처럼 나온다.
이렇게 보면, 꽤나 흥미로운 결과가 나타난다. 분명, 이더리움 같은 경우, 꽤나 강한 선형적 관계( 로그-로그 관계이므로 price 자체는 선형적이 아니지만)가 나타난다. 대충 기울기가 1에 가까운 회귀선이 그려질 것 같다. 폴리곤 같은 경우는 이더리움 보다는 덜 선형적이지만, 기울기가 더 가파를 것 같다. 이는 이더리움 보다 폴리곤이 비트코인의 가격에 더 민감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꽤나 듣보잡 코인(내 기준에서)인 니어프르토콜과 리스크는 어떨까? 여긴 이렇다 할 관계가 없어 보인다.
위의 그림을 보면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다.
어떤 알트코인들은 비트코인의 가격 움직임과 별 상관없다.
어떤 알트코인은 비트코인의 가격 움직임에 더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때, 각 선형 회귀식의 기울기(영향이 얼마나 강한지)와 R-square(얼마나 선형성이 있는지) 값을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코인들이 너무 많아서 한 그래프로 나타내지는 못하지만, 대충 105개의 코인 중 상위 25개와 하위 25개를 나타내었다.
위 그래프는 비트코인에 대한 각 알트코인이 받는 영향력을 나타내는 그래프에 관한 것이다. 꼴등은 비트코인에스브이(BSV)이다. 일등은 하이브(HIVE)이다. 즉, 비트코인이 1만큼 움직이면, BSV는 0.5 정도 움직이고, 하이브는 1.8 정도 움직인다.(다시 한번 말하지만, 로그 처리되어 있다는 것을 유의하자). 나이브하게 말하면, 만약 비트코인이 상승하는 장일 때 하이브를 사면 많은 이익을 볼 수 있고, 반대로 비트코인이 하락할 때 BSV를 사면 덜 손해 볼 수 있다.
물론 이런 식의 가정은 별로 소용없다. 애당초 이들이 '완벽하게 선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얼마나 우리의 예측이 얼마나 맞을까-를 통계적으로 나타내는 R-square value (물론 이런 식의 해석은 옳지 않지만...... 나도 여기까지 밖에 모른다,)은 다음과 같다.
아까 본 것과 같이, 이더리움이 1등이다. 1등 이래 봐야 0.75 정도밖에 안된다. 보통 통계적으로 유의할 정도라면 0.8인데, 이보다 약간 덜하다. 꼴찌는 ICX(이건 뭐라고 읽는지도 모르겠다)이다. R-square 값이 0.018이면 그냥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봐야 한다.
즉, 첫 번째 물음인 '비트코인은 다른 코인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대답은 Yes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음의 상관관계를 갖는 코인은 없으니까. 이 중 어떤 코인은 비트코인에 영향을 더 받고(회귀선 기울기가 1 이상일 때) 어떤 코인은 비트코인에 영향을 덜 받는다(기울기가 1 이하)
하지만 얼마나 상관있냐?라는 대답에는 약간 고개를 갸우뚱해야 한다.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 이더리움 조차 0.8이 채 안된다. 0.5 밑이라면, 사실상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봐도 된다. 겨우 15개 정도가 0.5를 넘는다.
따라서, 이렇게 결론 내릴 수 있다.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은 한 방향으로 움직이긴 한다. 하지만 움직이는 양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2. 다중 회귀 분석: 다른 모오오오든 코인과 한 코인과의 관계는?
비트코인이 다른 코인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순순히 인정한다면, 다른 궁금증도 든다. 그렇다면 오직 비트코인만 영향을 끼칠까? 물론 아닐 것 같다. 당장 이더리움도 규모가 꽤 크니까. 가끔 이더리움 layer 2 뉴스가 있을 때, 관련된 코인 가격이 요동치니까.
(다음 글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