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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거시기 Apr 08. 2022

대하에세이 '탈곡' Chapter.7 - 탈고와 탈곡의

오늘은 온전히 주제에 대한 글만 써보고자 한다.

사실은 좀 전까지 평소와 다름없이 주절주절 거리다가 모두 지웠다. 탈곡클럽 7주주를 기념하여 지난 7주간 행했던 일들을 회고해보는 글을 썼는데 너무 좀 뻔한 글들이라 재미가 없어서 지웠다.

그래서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주제 맞춤형 글을 써보고자 한다.


막상 쓰자니 뭘 써야되지?

우선 탈고와 탈곡의 차이를 말하자면, 탈고는 글 다 쓴 거고 탈곡은 곡식을 탈탈 터는것이다.

좀 더 그럴듯한 말장난을 갖다붙이자면, 탈곡으로 시작한 이번 모임에서 7주간 탈고를 하고 있다.

어떤 작가들은 탈고를 할 때 피를 토한다고는 하는데 나는 토할 게 없어서 다행이다. 그게 피든, 술과 함께 먹은 안주 찌꺼기든 말이다.


올해는 토한 기억이 없는데 작년에는 서너번 정도 토했던 듯 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의 일이다. 인생 처음으로 제주도에 가서 머문 4박 5일 동안 음주로 3일을 보냈고 숙취로 하루를 보냈다.

특히 낮술의 위력이 굉장해서 오후 5시가 되기도 전에 필름이 끊겼고 일어나보니 숙소였고 해는 저물어 있었다. 바닷가 바람을 쐬며 숙소 근처에 편의점에 들러 사리곰탕면으로 해장을 한 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급속도로 쏠림 현상이 일어나 다급히 화장실로 뛰어갔으나 다문 입은 끝내 벌어지고 말았다.

그렇게 1시간을 화장실 청소로 보내었고 다시는 제주도를 찾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제주도가 뭐했다고.

탈고와 탈곡의 차이를 얘기하다 토 쏠림을 얘기하다 제주도 얘기까지 나왔다.


어느 새 금요일이다. 한 주가 왜 이리도 빨리 지나가는지 모를 일이다. 하루는 그 이상 빨리 지나가는 듯 하다. 일어나서 뛰고 뭐 어찌어찌 하다보면 오후 3시~4시가 되어있다. 예전에 직장 다녔을 때도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나가주었다면 아직도 회사 생활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리 쓰나 저리 쓰나 오늘은 영 글이 안 나오는 날이다. 일기도 쓰기 귀찮고- 그냥 이런 날에는 삼국지6로 허송시간을 보낼 수 밖에- 마침 태평천국 지도자들로 신장수도 만들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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