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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연 Nov 10. 2020

내가 개를 키울 줄이야

08 그녀의 고충

“엄마 고마워”

“갑자기?”

“엄마가 우리 키우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았어”


바다의 배변 치우기, 목욕시키기, 사료주기, 산책시키기 등을 하던 아이들은 그 일들이 꽤나 고되었나 보다.

육아에 비하면 강아지 키우는 일이 10만 분의 1 정도로 쉽지만 바다가 얌전한 편이고 사회성도 좋아서일 것이다.

바다를 키우며 이런저런 고충이 있지만

이 모든 것을 상쇄할 만큼 바다는 사랑스럽다.

세상에 자식 빼고 저렇게 멋진 생명체가 있다니.

내 안의 다른 사랑을 발견하는 건 새롭다.


한 달 전 바다의 사진을 보니 또 다르다.

훌쩍 커버린 아이들 사진을 보면 당시에 예뻤던 모습을 왜 몰랐을까 후회하듯이 바다의 사진을 보며 같은 생각을 한다.


선인들이 현재를 살라며 그토록 외쳤건만 잊고 지내다 지나간 사진 안에 과거의 소중한 시간을 발견하며 뉘우친다.

제발 빨리 커라 라고 기도했는데 정말 커버려 말대답 하는 우리 집 첫째는 여전히 사랑스럽다.

기록하지 말고 기억하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찬찬히 나의 아이들을 바라본다.

눈 안에 더 많이 담아둬야지.

오늘 사랑한다고 더 많이 말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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