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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솔 Aug 04. 2023

아주 평범한 불행

엄마 (1)

엄마는 늘 어딘가 아팠다.


특별히 병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때때로 머리가 아프다거나 소화가 되지 않는 식이었다. 싫어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나면 어김없이 삼일은 드러누워 있었다. 나는 엄마가 곧 죽을 수도 있다고 늘 생각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이 아플 수도 있다는 걸 알기엔 너무 어린 나이였다.


나는 엄마가 아픈 게 싫었다. 엄마가 아픈 집은 먼지가 소복이 내려앉는 소리도 다 들리는 것처럼 고요했다. 머리가 지끈거리는 듯 이마에 팔을 얹고 잠든 엄마 곁에 가서 코 끝에 손가락을 대 보곤 했다.


긴 들숨 끝에 찾아오는 날숨.


어린 손가락에 엄마의 숨이 느껴지기까지 그 몇 초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처럼 길게 느껴졌다.

 

엄마는 언제고 내 곁을 어떤 식으로든 떠날 사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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