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쿠팡 알바를 처음 하러 나가서 중간 쉬는 시간에 글을 남겼다.
몸을 쓰는 일을 화장실도 안가고 핸드폰도 안 보고 물도 안먹고 3시간 반 하고 30분 쉴 때 남긴 글이었다.
10시부터 재개된 일은 새벽 1시반까지 이어졌다. 후반부는 굉장히 힘들었다.
점잖게 말해서 굉장히 힘들다라 표현하는거지 마지막엔 다리가 안 움직여졌다.
손톱도 빠질것 같았다.
셔틀버스를 타고 신당역까지 가서 내렸고 남편을 만나 집에 돌아와서 샤워하니 대략 3시였다.
그 시간에도 사람들은 술을 먹고 일을 하고 있었다. 신당역 주변 술집에 사람들은 대부분 신나보였다. 술자리가 재미있는 모양새였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니 장어집 사장님인지 알바생인진 모르겠지만 덜그럭 덜그럭 설거지를 하고 계셨다. 묵묵히.
집으로 올라오는 골목에 보이는 쓰레기 수집차, 동대문 시장 새벽에 옷감을 떼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아 이렇게 한 푼 버는게 힘들고 외로운 일이구나 했다. 나도 무념무상으로 짐을 옮기고 나르고 쌓고 하면서 사실 바로 1-2시간 전까지 집에서 남편이랑 이야기하던 것들, 그러니까 형체 없는 걱정들이 머리에서 싹 사라졌다.
이 시간에 여기와서 일을 하는 사람들은 각자 다른 이유와 목적이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일을 하고 돈을 버는건 여러모로 쉽지가 않을 것 같다.
이 일을 하면서 나는 참 그동안 돈을 쉽게 벌었구나 싶었고 금요일부터 출근하는 회사에 가서도 조금 더 열심히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월화수목이 지나면 다시 회사로 돌아간다.
그리고 오늘, 중요한 신청 접수를 하는 날이다.
내가 직접 하는건 아니고 내가 일을 위임한 분이 하러갈 예정이다.
잠도 제대로 못잤고 아직도 몸이 욱씬거리지만 확실히 효과는 크다. 그렇지만 나는 몸쓰는 일보단 머리 쓰는 일로 돈버는데 앞으로 집중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