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들어 내 취미는 영화보기보단 요리로 변경됐다.
주말에 바짝 요리를 한다. 평일엔 간단한 것 위주로 한다.
어제 한 차오멘은 간단하긴 하지만 들어가는 야채가 많아 손질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요리를 하다보면 일종의 명상처럼 잡념이 사라지기 마련이다.
지금처럼 사무실에 두손 두발 묶여있는데 아무것도 할게 없으면, 없었던 잡념이 마구 솟구친다.
잡념이 뚫고 들어오는 것을 막아보려고 애를 쓰지만 크게 소용은 없다.
차를 마시고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는 와중에도 잡념은 어느새 내 코앞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오늘 저녁 만든 내 밥상: 숙주나물 무침, 청국장, 표고버섯볶음, 김치전
회사에 비치된 책을 몇권 읽는 중이다.
정독하지 않고, 대부분 동물권 관련 내용이어서 휘리릭 훑어본다.
그렇게만 읽어도 숏폼 영상 보는것보단 훨씬 나에게 도움이 된다.
어쩌다보니 책을 가까이 하고 있는 이번주다.
아무것도 하는 일 없는데도 벌써 2시 11분이다.
시간은 언제나 재깍재깍 흐른다. 예전부터 아무것도 안하고 사무실에 있는 시간을 못견뎌했던 나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과연 우리 부부는 집을 사고, 대출을 갚고, 미국을 가서 스테이크도 먹고 농구경기도 보고 하키경기도 보고 내가 좋아하는 연극을 원어로 볼 수 있을까?
내 마음은 계속 미국에 있다.
한국은 너무 냉혹하다.
오늘도 집에가면 혼자 저녁을 만들어 먹어야한다. 이번주까진 남편 회사의 교육기간이라 어쩔수가 없다.
참아내야 한다. 외롭고 헛헛한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