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무도 그립지 않을까

by Minnesota

그렇게 수 많은 사람을 만나왔는데,


한 두명쯤은 진정으로 생각나거나, 그립거나 할 수도 있건만.


단 한명도 진심으로 그립지 않다.


외지에서 가족과 떨어져서 근무하면서 회사에서 온갖 일을 겪을 때 조차 아주 간간히 부모님이 몇 번 생각날 뿐이었다.


사람들은 자주 헤어진 남자친구를 그리워하고 첫사랑을 그리워하고 죽은 강아지를 그리워한다.


나도 키웠던 햄스터가 있고 나도 만났던 남자친구가 여러 명이고 분명 첫사랑도 있던 거 같은데,


왜 그립지 않을까.


예전에 진짜 누군가를 좋아할때면 왼쪽 팔이 갑자기 욱씬 거렸다. 반대로 누가 진짜 나를 좋아할때도 똑같이 욱씬 거렸다.


지금은 좋아하는 사람도 그리운 사람도 없다.


상처를 많이 받아서 그렇다고 말하기엔,

내가 그들에게 준 상처가 더 클 것이란 생각에 감히 그렇게 말할 순 없다.


이렇게 무료한 날에는 그리운 사람 한 명쯤은 있으면 싶다.


정말 때가 되면 어디서 한 번쯤은 우연히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만한 사람 한 명쯤은 있으면 좋겠다.


아직 그런 사람을 내가 못 만나본걸까.


이십대 중반의 하반기이것만.


쉬지 않고 만났던거 같은데 다, 그 정도는 아니었을까.


아니면, 내가 나를 속이는 걸까.


감정까지 속일 수 있을까?


최근에 만났던 사람이 그리울법도 한데, 그렇지 않다. 억제하거나 외면하는 게 아니라 정말 아무 감정도 없다.


그들보다 나는 나 자신을 더 사랑하는 걸지도.


그리워할만한 연인이든 친구든 스승이든,


한 명쯤은 생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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