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헤어질 준비가 되어 있기

by Minnesota

언제든 헤어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어렵다.


이제 나는 더 이상 20살이 아니니까 헤어졌다고 길거리에서 울거나 갑자기 10킬로씩 빠지는 일은 없겠지 하면서도


한편으론, 여전히 그러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든다.


여전히 이별은 어려워서,


현재 아무 문제 없이 만나고 있어도 괜스레 근래 헤어진 사람이나, 그 훨씬 전에 헤어진 사람을 떠올리면서


어떻게 이별의 과정을 보냈는지 떠올려본다.


'그래, 2015년에 만났던 그 사람이랑 헤어질 땐 그렇게 했었지.'


'그래, 그 사람은 정말 헤어지고 오히려 얼굴이 더 좋아졌단 얘길 들었지.'


'그래, 그 땐 참 많이 울었는데.'


그렇게, 나는 한 사람 한 사람 이별의 전 과정을 되뇌인다.


그렇게 하면 마치 지금 만나고 있는 이 사람과의 이별이 덜 힘들것처럼.


좀 전에 생각하고 싶을 때마다 걷는 곳에 가서 이별할 때 듣던 노래를 들으며 생각해봤는데,


사실 지금 만나는 사람과 헤어지면 어떨지 잘 상상이 안 된다.


그렇게나 많이 헤어져봤는데도 이별을 수용하는게 힘든게 사실이다.


어젠가 그 사람은 그러더라.


"오늘 네가 이 자리에 안 나왔으면 아마 우린 끝났을 거야. 그리고 나는 다시는 서울여자는 안 만났겠지.

그 사람 만나러 서울 오고 그럴 수가 없으니까. 서울에 오면 네가 생각날테니까."


그 때 나는 순간 흠칫했다.


저 사람은 어떻게 이별 후에 현실에 대해 저렇게도 정확하게 잘 알고 있을까.


저 사람은 이별에 대한 준비가 잘 되어 있구나, 나보단.


나는 오늘 예기치 않게 현재의 연인과의 이별을 준비하게 되었다.


마음의 준비.


아무 일도 없고 평온하게 잘 만나고 있다.


그렇지만, 그래도. 언제든 헤어질 준비가 되어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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