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하게 되는데 시간은 걸린다.
사랑을 온전히 받는데에만도 시간이 소요된다.
그렇게 어렵사리 이제 사랑을 하는 차에
갑작스럽게, 또는 천천히 그 대상이 사라지고 나면
나는 원래 받던 사랑이 없어지고
원래 주던 사랑을 줄 사람이 없어져서
마음 둘 곳을 잃게 된다.
거리의 누군가에게 사랑을 주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시간이 걸리고, 과정이란게 있기 때문에.
첫눈에 빠지는 사랑은 해 본 일도 없다.
사랑은 그렇게 쉽지가 않다.
누군가 나에게 너는 참 까다롭다고 이야기했다.
맞다. 그렇게나 까다로운 사람이 참 많은 사람을 만나서 사랑을 받고 주었고 다시 그 사랑이 끝났다.
아무렇지도 않게 그 빈자리를 다른 사람으로 채워보려고 하지만
내 배가 아파서 낳은 자식을 품었던 내 품에
안겨진 것이라고는 딱딱한 인형뿐인 기분이랄까
내가 냄새를 맡고 살을 만져보던 내 아기는 사라지고
아무런 생명력 없고 향기도 느껴지지 않는 인형이 내 품에 들려 있다.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부재한 상태에서 가을을 맞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