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만 마시면 우는 어른

by Minnesota

어릴때 드라마에서 술 먹고 엉엉 우는 어른들을 보면 그렇게 루저같을수가 없었다.


도대체 뭘 얼마나 대충 살았길래 저 나이먹고 포장마차에서 혼자 저러고 울까 싶었다.


당연히 나는 그럴 일이 없을 거란 확신과 자신이 있었다. 그 시절이 그립다.


그런데 요새는, 아니 20대 중후반에 들어섰을 때부터 나는 항상 술을 일정량 이상 먹으면 그렇게 서러운 표정으로 울었다.


그냥 눈물을 뚝뚝 떨구거나 아니면 정말 세상에 나보다 슬픈 사람 없을 거란 듯이 꺼이꺼이 울었다.


한두 번 만난 사람 앞에서도 그러고 자주 본 사람 앞에서도 그러고 가리질 않았던 것 같다.


가릴 틈이 없었다. 그냥 많이 마시면 자동으로 수도꼭지에 물 튼 것처럼 눈물이 터져 흘렀다.


세상에 온갖 슬픔 다 나 혼자 견디는거마냥 울었다.


왜 그러는진 모르겠다. 세상 사람들 다 힘든 일 겪었는데. 다 사귀다 헤어지고 다 직장에서 ㅈ같은 일 있고 하는데 왜 나만 그렇게 눈물이 그냥 하염없이 흘러 나올까.


억울하기도 하고 서럽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내가 불쌍하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고 그렇겠지.


어제도 데이트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차 안에서 눈물이 흘렀다.


다른 사람과 데이트를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인데 이전 사람이랑 했던 데이트와 겹쳐졌나보다.


집에 와서도 통화를 꾸역꾸역마치고 계속 눈물이 났다.


잘 지내는데 왜 이렇게 자꾸 눈물이 날까. 다시 만나고싶은게 아닌데. 그럴수도 없는것도 잘 아는데.


이제 나는 술을 적당히가 아니라 그 이상 먹고나면 우는 어른이 됐다.


그리고 그 마음을 잘 안다. 왜 우는지. 왜 울수 밖에 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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