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집에 온다고 했다.
갑자기 왜? 라고 물으니
응 청첩장 한 개 가지러 가야하고, 사실 반지를 놓고 갔어.
반지?? 결혼반지??
응. 좀..그래서 반지 끼러.. 가려고
대충 뭐 이런 식의 대화였다.
내가 결혼반지를 놓고가서 집에 돌아온다는 남편에게
불안해? 라고 물었고 그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결혼을 앞두고 결혼반지를 안 끼고 간게 무언가 불안했던 모양이다.
왼쪽 네번째 손가락이 허전하단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사실 결혼반지를 꼬박꼬박 챙겨 끼는 남자를 잘 본적이 없는 터라,
내 남편의 유난스러움에 새삼 놀랐다.
대략 3시반에서 4시쯤 온다는 그를 맞이했다.
재택근무 중이었기에 나는 여유가 조금 있었고 청소기를 돌려두고 날씨가 추워서 따뜻한 메이플 라떼를 만들어두었다.
오빠는 라떼 한잔과 사과 반쪽과 초콜렛 두 조각을 먹고 일터로 돌아갔다.
한결 나아진 표정으로.
들어오자마자 나를 꼭 안고 가만히 있더니 곧장 반지를 껴달라해서 껴주었다.
참 신기한 사람이다.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