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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포갤러리 Jan 19. 2024

예순



Story/Mixed media


시금치 한 단을 무칩니다.

꼭지를 다듬고

씻어서 흙을 없애고

물을 끓여 데친 다음 여러번 헹구어 물기를 꼭 짜고

간을 넣어 조물조물 무쳐 참기름 한 방울.

그리고

계란을 힘껏 풀어..

흠...

머뭇거리다가

가스를 켜고 네모후라이 팬을 얹어 지단을 부치다가 무친 시금치를 넣어 돌돌 말아

일명 -시금치계란말이-를 만들었습니다.

물론

망칠까봐 조마조마했습니다.

젠쟝!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물으신다면

이 세상 지고지순한,

자발적 가스라이팅이므로

밝히기 부끄럽습니다.

상대가 꾸욱 찍어 먹으며

뭘 이렇게 크게 만들었을까?라며

모든 과정은 생략돼 버릴 수도 있겠죠.

사는게 다 그렇고 그렇지 않습니까?

그래도 아들식구 만날 때마다 하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부디 마음에 들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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