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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포갤러리 Jul 12. 2024

아흔넷





Story/Mixed media


바벨탑을 쌓고 있는 인간에 흠칫 놀라

신은

인간들을 헤집어 각자의 언어를 쓰게 했다는

신화도 전설도 아닌, 오만한 루머도 있지만.


안대를 하고도 나는 글을 쓴다.


어떻게 눈알에 칼을 대서

오래된 신의 렌즈를 끄집어내고

만든 렌즈를 넣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어찌 했을까?

의학의 영역에서는 아주 간단한 일이라지만

어릴 때 소리나는 라디오에 사람이 있을까 싶어

뒤를 다 헤집어 놓아 엄마에게 얻어터졌던 나로서는

끔찍하면서도 놀라운 일이다.

사람은 위대한 일을 그렇게 하고서도

유치찬란한 행각이 매일 벌어진다는 것, 또한

놀라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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