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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인다운 갈등 해결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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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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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시간을 보내려 들어온 음악 모임에서, 상종하기조차 싫은 사람과 한 팀이 된 것만으로도 이미 괴로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돌발 행동까지 두 눈으로 직접 보고 말았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상식 밖의 그 상황에 대해 원장님께 말씀드렸고, 그 이후로는 문제의 그 사람을 모임에서 보는 일은 없었습니다. 어쩌면 싱거울 수도 있게, 문제의 그 사람과의 갈등은 끝이 났습니다. 극단적인 돌발 행동을 한 탓에 분쟁의 여지 없이 갈등 자체가 끝이 나버린 것입니다. 문제의 현장에서 그 사람을 붙잡아 꾸짖고, 잘못된 행동에 대해 강력하게 문제 제기를 하며 그 사람을 제지했을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이다 전개는 현실에서는 있기 쉽지 않은 법입니다. 이렇게 텍스트로 보면 바로 혈압이 오르는 상황이지만, 막상 눈 앞에 그런 광경이 펼쳐지면 어안이 벙벙해져 즉시 문제 제기하기 쉽지가 않습니다. 한편으로는 제가 피해를 입은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나서서 불만을 표할 수 없는 입장이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그 당사자의 의사를 확인하고 나서 그제서야 문제제기를 하기도 애매했습니다. 무엇보다, 굳이 그렇게 염치없이 행동하는 사람에게 뭐라고 말을 섞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잘 모르는 이성에게 손깍지를 끼는 것이, 잘못된 줄 몰라서 한 행동은 아니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에게 문제제기를 한다고 해서 딱히 정상적인 반응이 나올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냥 최대한 덜 피곤하게 그 상황을 해결하게 된 것입니다.

대학생 시절 밴드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깨달은 교훈이 되살아났습니다. 갈등을 잘 해결하는 것보다 갈등이 생길만한 사람과 애초에 가까워지지 않는 것이 더 쉬운 일이라는 것. 잘 알지 못하는 누군가를 첫인상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어쩌면 좋은 사람을 지나쳐 보낼 수도 있는 일이겠습니다. 하지만 즐거우려고 시간을 들여 하는 취미 생활에 굳이 불확실한 경우의 수를 생각하며 사람을 받아들일 필요는 없지 않을까, 이번 사태를 겪으며 그러한 생각이 더 커졌습니다.

한 차례 태풍을 만난 것과 같이 고된 일이었지만, 어쨌든 음악에 관심이 전혀 없는 한 명이 나가고 나니 여러 결정들에 속도가 붙었습니다. 곡의 파트가 빠르게 정해졌습니다. 특정 부분은 어떤 사람에게 잘 어울릴 것인가, 의견을 공유하며 빠르게 각자의 분량을 정해갔습니다. 큰 진통을 겪었지만, 그것이 지나고 나니 팀 운영이 정상 궤도에 올랐습니다. 월말 공연 준비가 큰 문제 없이 착착 진행되어 갈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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