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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gemaker Jul 25. 2019

지친 영혼을 위로해 준 왕궁 미사

 빈 소년합창단의 노래를 듣다

 우리의 비엔나 여행 둘째 날인 오늘은 일요일이다.

 아직 시차 적응도 안되고 피곤하기도 하지만 오늘은 비엔나 왕궁 미사를 가기로 했던 날이라 아침 7시에 일어나 준비를 했다.

 유럽 여행을 와서 첫날, 첫 방문지가 무슨 성당이고 무슨 미사냐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더구나 나는 천주교 신자도 아니었기에.

 하지만 비엔나 여행을 계획하면서 여기는 어떤 것들이 유명하고 좋을까를 찾던 중 빈 소년합창단이 성가를 부른다는  왕궁 미사가 눈에 띄어, 우리 한번 가볼까 했던 곳이다.

 게다가 우리가 토요일에 도착하니 딱 좋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왕궁 미사 티켓을 예매하기 까지

 빈 소년합창단이 성가를 불러서 그런지 미사에 입장료가 있었다. 물론 아침 일찍 줄을 서면 무료입장도 가능하다고 여기저기 적혀 있었지만 우린 도착한 다음날이라 피곤할 거라는 생각과 가서 긴 줄에 서서 한 참을 기다리는 게 싫어 미리 티켓을 사자고 했다. 티켓은 www.culturall.com이라는 사이트에서 예매를 할 수 있는데 예매하러 들어간 순간 깜짝 놀랐다. 우선 가격이 생각보다 많이 비쌌기 때문이었고(보통 미사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 가는 사람도 없고 종교행사인데 입장료라고 해야 얼마나 되겠냐 싶었는데 1층 제일 좋은 곳은 37유로였고, 2층 우리가 산 곳은 27유로였다. 지금 들어가서 보니 가격이 또 올라 있었다) , 그렇게 비싼데도 자리가 몇 개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순간, 내가 아는 미사는 성가가 몇 곡 되지도 않는데 이렇게 좋은 자리도 없는 곳을 비싼 돈을 내면서 가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어, 갈까 말까 고민을 하기도 했었지만 서울에서는 잘 보지도 않았지만 비엔나에서는 왠지 비엔나 소년합창단 공연 정도는 봐야 할 것 같았고, 또  비엔나 소년합창단의 노래 실력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이렇게 비싼기 싶기도 해 너무 궁금해져서 결국 예매를 했다.

 (1층 앞자리는 위에서처럼 너무 비싸다는 생각에 2층으로 했는데 실제 가서 보니 1층에서 보는 것이 더 좋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름 예매까지 많은 우여곡절과 나름의 고민을 했던 그 왕궁 미사, 바로 그 미사를 오늘 가게 된 것이다.


호프부르크 왕궁 예배당에서 왕궁 미사를 보다

 미사가 9시 15분부터 시작이고 우리는 예매도 했으니 시간은 충분할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어제 왕궁까지 5분도 채 안 걸린다는 걸 알았으니 난 9시쯤 가도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내가 티켓도 바꿔야 하고 혹시 모르니 일찍 가자고 하여 8시 30분쯤 왕궁 예배당으로 향했다. 도착해 보니 벌써 무료입장을 위한 줄이 길게 있었다. 나름 예매한 우리가 뿌듯해지는 순간이다. 예매한 내역을 안내하는 사람에게 보여주니 안쪽의 티켓 교환장소를 안내해 주었다. 아내 말대로 티켓을 교환해야 하는 것이었다.

왕궁미사 입장티켓 과 미사 순서 및 내용 안내 소책자

교환장소에 들어서서 우리 순서를 기다리는데 안에서 들려오는 엄청난 노랫소리에 순간 당황했고, 순간 멍해졌다. 처음에는 MR을 틀어놓은 거라 생각했었는데 들을수록 직접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아내에게 노랫소리를 들어 보라고 하며 진짜 부르는 거지?라고 물어보기까지 했다.  

 빈 소년합창단의 노랫소리는 아직 입장도 하지 않았는데 마음 깊은 곳에 들어와 영혼까지 흔들고 있었다.

 입장료가 있다고, 자리가 나쁘다고 오지 말까를 고민했던 내가 부끄러워지기도, 또 잘 왔다는 만족감이 들기도 하는 순간이었다.

 

예배당에 들어가 앉아서 건물 여기저기를 구경하며 미사 연습을 하는 합창단의 노래를 듣고 있으니 마치 천상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경건해지고 숙연해지며 영화 속에서 처럼 천사들이 나올 것 같은 그런 느낌

 미사가 시작되고 첫 번째 미사곡이 들릴 땐 순간적으로 숨이 멎을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나도 모르게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있었고,  내 안 깊숙하게 들어온 노랫소리가 온몸에 퍼지며 몸과 마음의 상처를 따뜻하게 감싸주고 그동안의 삶과 사람들에게 지친 나를 위로해 주는 것 같았다.

 아내는 합창단의 노랫소리를 듣고 눈물을 흘렸고, 나도 어느 순간 눈물이 흐르는 것을 알았다.

미사곡 한 곡, 한 곡이 나의 마음 깊은 곳까지 울렸고, 살면서 했던 복잡하고 불편한 생각들이 전혀 떠오르지 않을 만큼 내 영혼을 맑게 씻어 주는 것 같았다. 

(경건한 미사여서 그런 것인지 비엔나 소년합창단이 노래를 너무 잘해서 그런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정말 천상의 목소리라는 말을 들을 만한 노랫소리였다. 신이 주신 가장 아름다운 악기는 목소리라는 얘기를 누군가에게 들은 것 같은데 이제야 그 말을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이런 노래를 듣고 있으니 아무런 잡념도 들지 않고 오로지 미사에만 집중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두 시간이 무척 빨리 지나갔다.

 미사가 끝나고 소년합창단이 1층 단상으로 나와서 미사곡이 아닌 한 곡을 부르고 인사를 하고 들어갔다. 그런데 합창단의 소년들이 너무도 어려 보여 '어떻게 저런 어린 소년들이 그런 천상의 소리를 냈지?' 하는 놀라움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단상 위의 비엔나 소년합창단

 왕궁 예배당에서 나오면서도 합창단의 노랫소리가 내 마음에서 아직 울리고 있었다. 깊고 긴 여운이 미사가 끝났는데도 마음을 평화롭고 따뜻하게 해주고 있었다.

 누군가 내게 삶에 지치고 힘들다고 한다면 이 곳의 미사에 한 번 가보라고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그라벤거리에서 브런치를 먹으며

우리는 둘 다 경건함을 마음에 담은 채 왕궁을 빠져나오면서 유럽에 왔으니 유럽의 브런치를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슈테판 대성당으로 가는 비엔나 구시가지의 중심지로 향했다. 가는 길엔 명품 브랜드의 샵들과 관광객들로 가득했다. 우리는 노천카페들 중 한 곳에 자리를 잡고 브런치와 맥주를 시켰다. 왠지 유럽에 오면 점심때도 맥주 한 잔은 시켜야 할 것 같아서. 게다가 날씨가 아주 맑고 태양이 뜨거워 시원한 맥주 한 모금이 그립기도 했다. 하지만 가져다준 맥주를 들이켜자 지난번 암스테르담에서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뭔가 약간은 밍밍한 보리차(?) 같은 맥주의 맛이었다. 잘츠부르크 전통 맥주라고 했는데 나하고는 잘 안 맞는 듯.

 그러나 다른 요리는 맛있었다. 특히 감자가 맛있었다. 이 곳의 감자가 유명하다고 하는 것을 어디선가 본 것 같았는데 그래서인가 보다.

슈테판 대성당 가는 길에 먹은 브런치와 잘츠부르크 전통 맥주

 브런치를 먹고 카페에 앉아서 한참을 하늘과 거리를 바라보다 나왔다. 구름이 많지 않은 맑고 투명한 하늘과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조용하고 여유가 느껴지는 거리를 보니 나도 아내도 이 곳의 여유로운 생활에 동화되고 싶어 졌다. 우리는 유럽에 올 때마다 이런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오늘은 오전의 미사 때문에 더더욱 그런 생각이 오래가는 것 같았다.


슈테판 대성당으로

 그라벤거리에서 브런치를 먹어서인지 대성당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다. 우리가 앉아있던 카페에서 몇 발자국 갔더니 대다수의 관광객들이 모여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아마 슈테판 대성당이 제일 잘 나오는 포토존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리도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슈테판 대성당 주변으로 좁은 골목들과 건물들이 많아 성당 전체가 다 보이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어서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웠다. 하지만 파란 하늘에 우뚝 솟아있는 성당은 볼수록 장관이었다.

 

  대성당을 한 바퀴 돌아 외관을 둘러보니 지금은 불타서 일부가 소실된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이 떠오르기도 했고, 몽마르뜨 언덕의 사크레쾨르 대성당이 생각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런 대성당을 볼 때면 작은 조각 하나하나의 정교함과 전체 건물의 크기와 높이의 웅장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고, 1000여 년 정도의 긴 세월을 굳건히 서있게 만들었고 또 보존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천천히 성당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성당 안에서는 아직 미사가 진행 중이었다. 미사가 마무리되어 갈 때쯤 웅장한 파이프오르간 소리가 들렸다. 오전의 왕궁 예배당에서 들은 것과 비슷하지만 또 다른 장엄함이 느껴지는 소리였다. 오늘은 경건함으로 내 몸과 마음이 깨끗해지는 날인가 보다. 미사 중에는 안으로 들어갈 수 없도록 안전요원들이 지키고 있었고 미사가 끝나고 출입구를 정리한 후에 성당 내부를 들어가서 볼 수 있었다. 성당 내부는 유료로 입장하면 중앙통로로 들어갈 수 있고 오디오 가이드를 받아서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유료입장엔 비엔나패스를 이용할 수도 있었는데 우리는 내일부터 비엔나패스를 사용할 계획이라 무료로 입장이 가능한 바깥쪽 통로로 성당을 둘러보았다. 슈테판 대성당의 높은 아치형 천장과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들은 유럽 여느 성당 못지않게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미사가 끝날 무렵 들었던 파이프오르간 소리 때문인지 더욱 성당이 크게 느껴졌다.

슈테판 대성당 내부, 외부 그리고 비너 노이슈타트 제단

 내부를 돌면서 치통의 그리스도와 비너 노이슈타트 제단 그리고 프리드리히 3세의 무덤 등 유명한 것들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성당에는 오스트리아의 여왕이 마리아 테레지아와 시시황후의 무덤이 있는 지하 묘지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곳까지는 가지 않았다.(별도의 입장료가 있어서 이기도 하고, 지하 묘지라 왠지 스산한 느낌이 들어서)

 

 성당 내부를 다 둘러본 우리는 인터넷에서 누군가 성당의 북탑은 꼭 올라가라고 추천하는 글을 보고 여기는 입장료를 내더라도 꼭 가자고 하고 올라갔다. 북탑의 게이트를 통과하면 작은 원형의 엘리베이터 같은 것을 타고 탑 위로 올라가도록 되어 있다. 북탑 위로 올라가면 넓게 펼쳐진 비엔나 시내와  오스트리아를 상징하는 문장의 타일이 덮여 있는 성당의 지붕을 볼 수 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멋진 광경이다. 하지만 탑 위가 그리 넓지는 않아 금방 다시 내려갔다.

슈테판 대성당 북탑위에서 본 비엔나와 성당 지붕


비엔나 시립공원에서 여유 있게 산책을

  성당에서 나온 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되기도 하고 잠시 쉴 겸 호텔로 향했다. 호텔을 중심가에 가까이 잡으니 이럴 땐 좋은 것 같다. 호텔에 와서 이것저것 비엔나 안내 책자를 보다가 우리는 시립공원에 가보기로 했다. 이 공원은 1860년대에 왕족이 아닌 일반일을 위해 조성되었다고 한다. 비엔나는 카페고 공원이고 조금 유명하다 싶으면 19세기인 것이 놀라웠고 그 옛날 호프부르크 왕가가 있을 당시의 오스트리아가 부러웠다. 공원은 우리 호텔에서 걸어서 20~30분 정도의 거리였는데 우리는 공원을 가려고 교통권을 사는 게 아깝기도 하고 시내 구경도 하고 싶고 해서 다시 슈테판 대성당을 지나 골목골목을 걸었다.

  

 한 참을 걸어 도착한 공원은 넓은 잔디밭과 숲, 호수가 잘 어우러져 있었고, 잔디밭에 눕거나 앉아서 휴일 오후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공원 곳곳에는 유명 음악가들의 동상이 서 있었고, 공원의 끝에는 쿠어 살롱이라는 건물이 있고 그 앞에 꽃으로 된 시계가 비스듬히 있었다. 우리는 그 시계 앞 벤치에 앉아서 잠깐 쉬면서 휴일 공원의 여유로움을 느껴보았다. 여유롭게 앉아서 쉬고 있으니 오늘은 아침부터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는 것 같았고 오늘 하루가 내 영혼을 위로하고 치유해주기 위한 날인 것 같았다.

비엔나 시립공원(Stadpark)

비엔나에서 유명한 립을 먹으러 가다

 공원에서 한 참을 쉰 우리는 브론치 이후에 아무것도 먹지 않아서 조금 이른 시간(오후 6시 정도)이지만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오늘 틈틈이 비엔나의 맛집을 검색해서 찾은 립이 유명한 립스 오브 비엔나(ribs of vienna)로 향했다. 트램이나 버스를 타기에 애매하다고 해서 다시 걸어가고 있었다 꼬불꼬불 구글맵의 안내에 따라 골목길을 지나 드디어 도착. 입구를 지나는데 뭔가 전통 있어 보이고 대단해 보였다. 그래서 더 립의 맛이 궁금했는데 우리가 갔을 땐 손님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저녁 9시 이전은 예약제로만 운영한다고 한다.

 

  우리는 앞에서 예약을 하고 기다려야 하나 잠시 고민을 하다 한국사람들의 후기가 많았던 또 다른 립 맛집이라는 힌터홀츠(Hinterholtz)로 갔다. 아직 저녁을 먹기엔 이른 시간이라서 인지 식당 안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 후기가 많은 집이라서 우리가 나올 때까지 거의 모든 손님이 한국사람들이었다. 우리는 자리에 앉아 옆 사람들의 음식을 살펴보고 립과 참치 샐러드 그리고 맥주를 시켰다. 여긴 흑맥주가 맛있다는데 난 또 다른 오스트리아 전통 맥주를 시켰다. (이 맥주도 약간 보리차 느낌이었다.) 립과 샐러드는 양이 생각보다 많았고 립은 유럽에서는 조금 낯설었던 마늘소스와 함께 나왔는데 이 소스가 정말 입맛에 잘 맞았다. 이래서 한국인들의 호평이 많았나 싶다. 그리고 립 아래에는 사이드로 나온 감자가 가득 있었는데 이 감자도 정말 맛이 있었다. 역시 이 곳 감자는 맛있는 감자라고 감탄하며 배부르게 먹었다.

립과 참치샐러드


호프부르크 왕궁의 야경을 보며

 배부르게 립과 감자를 먹고(감자는 맛이 있었지만 양이 너무 많아 다 먹지 못했다.) 소화도 시킬 겸 우리는 일단 호텔로 걷기 시작했다. 가는 길에 eis cream이라는 젤라또 아이스크림 가게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걸 보고 우리도 하나 먹어 보았다. 사실 맛은 한국에서 먹는 젤라또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비엔나 유명 아이스크림 가게를 간 것 같은 느낌은 들었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조금 걷자 오전에 브런치를 먹었던 그라벤거리가 나왔다. 비엔나 여행책에 그라벤거리에 있는 피터 대성당에서 주말 저녁 8시 파이프오르간 연주가 있다고 하여 그 연주를 듣기 위해 가는 길이었다. 피터 대성당 앞에 시간 맞춰 도착했는데 이럴 수가 입장료가 생겼다. 그것도 무척 비쌌다.(50유로 정도였던 듯). 물론 입장료를 받으니 연주시간도 꽤 길고 연주곡도 모차르트, 베토벤 등 유명 작곡가의 음악이긴 했지만 우리는 예상 못한 입장료에 잠시 망설이다가 아침부터 파이프오르간 소리는 충분히 들었다고 우리 스스로를 달래며 어제 제대로 보지 못한 비엔나의 야경을 구경하러 가기로 했다.


   다시 제일 가까운 왕궁부터 보러 갔다. 시간은 8시가 넘어 9시를 향했지만 그렇게 어둡지는 않았다. 나는 이 시간대의 하늘을 참 좋아하는데 짙은 어둠이 깔리면 나오는 검푸른 하늘도 아니고 그렇다고 한낮의 파란 하늘은 아닌 약간 몽환적인 바로 그런 하늘. 이렇게 왕궁을 지나 어제 Liveball 파티가 있었던 시청을 보러 갔다. 그러나 시청사는 어제 행사로 인해 설치한 시설물 철거와 보수공사가 있는지 공사 중이어서 제대로 된 야경을 보지는 못했다. 우리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천천히 길을 따라 걸으며 우선 호텔에 가서 하루 종일 걸으며 흘린 땀을 씻고 아까 저녁 먹고 오면서 봤던 와인바를 가기로 했다.

비엔나의 야경

 호텔에 들어와서 씻고 시원하게 침대에 잠시 누워서 쉬고 나가자고 했지만 우리는 둘 다 침대에 누웠다가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아까 봐 둔 와인바는 모던하면서도 감각적 이어서 꼭 가보고 싶었는데 너무너무 아쉬웠다.

아직 시차 적응을 못했고, 하루 종일 걷느라 힘들어서 그랬나 보다.

이렇게 마지막 스케줄을 못 챙기고 비엔나에서의 두 번째 날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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