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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 Jan 16. 2017

별안간 진짜 어머님이 되어버리다.

D+41, 매년 이맘때

춘이가 이 세상에서 오고 나서 이모에 대한 그리움은 더 짙게 찾아왔다.

춘이의 웃는 얼굴을 보다가도, 똥기저귀를 갈다가도, 춘이를 위한 크고 작은 결정을 해야하는 순간에도,  새벽수유를 끝내고 말그대로 잠에 취해있는 춘이 얼굴을 한참 들여다 볼때도, 배가 고플 때도, 웃길 때도, 슬플 때도, 추울 때도...


나의 술친구이자 사회생활 선배이자 애증섞인 가족인 이모가 간지 벌써 3년이 흘렀다.


모든 것은 제자리를 찾은 듯 보이지만 내 마음속 깊은 곳, 큰 구멍은 좀체 메워지지 않는다.

춘이가 뱃속에 있을때부터 지금까지의 나의 모든 변화들, 춘이의 존재가 알리는 신호들, 춘이의 변화들, 우리를 둘러싼 변화들 이 모든 것들을 미주알 고주알 맘껏 떠들고 싶어 죽겠다.

얼마나 박수치며 웃고 떠들고 내가 엄마가 된 사실을 같이 신기해했을까.


아직 바깥 출입이 자유롭지 못해 기일에 산소를 못갔기에 모두가 잠든 이 밤, 이모를 기억하는 나만의 작은 의식을 해본다.

이모가 좋아했던 로얄블루, 그 안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그레이의 별들. 그리고 이모랑 퇴근 후 노래방에서 얼싸안고 방방 뛰며 불렀던 임상아의 '뮤지컬' 노래에서 뿜어져 나오는 밝고 강렬한 빛은 옐로우로..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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