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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 Mar 10. 2017

별안간 어머님

D+95, 문센 첫 경험

춘이와 나도 어느덧 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두 줄을 확인하고 멘붕이 되어 그날 난생 처음 교통딱지도 떼고 친구와 저녁에 벚꽃놀이 약속이 있던 그날 술이 아닌 무알콜음료를 주문하며 믿을 수 없어를 외치며 얼빠지게 웃던 때가 바로 지난 봄이었다.


우리의 봄맞이 첫 프로젝트는 바로 문화센터, 문센문센의 베이비마사지였다.

문센룩....ㅋㅋㅋ나도 처음 안 용어지만, 암튼 매일 입는 낡은 옷을 벗고 삼촌이 사다준 꼬까옷을 고이 입혀 문센룩을 완성해본다.흐흐흐흫

춘이의 최상의 컨디션을 위해 낮잠과 식사를 조절...하려......고 했으나 항상 내 맘같지 않은..춘이를 들쳐앉고 출바알~


두근두근. 문화센터라곤 예전 싱글일 때 퇴근 후 똑똑한 여자가 되라류의 강연을 들으러갔던 게 다였는데 난 어느새 아기띠를 하고 나의 아기와 함께 여기에 와있다.

입구에 들어서니 족히 몇십대는 되어보이는 유모차들이 줄지어 주차되 있었고 그 앞에는 앳되어보이는 어머님들이 나처럼 각자의 아기를 소중히 안고 수업 대기중이었다.

뭔지 모를 낯선 위엄에..ㅋㅋ 그들을 지나 베이비마사지 수업 교실 앞으로 갔다. 방금 전 수업이 끝났는지 마지막 마무리를 하는 어머님과 아기들 모습이 흐음 나에게는 장관이었다. 일사분란하게 각자의 짝꿍인 아기들과 기저귀 교환, 분유타기 등등을 시전중이었다.

같은 또래 애들과 어머님들의 무리를 이렇게나 한꺼번에 본건 처음이라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지만 난 마치 문센에 자주 오는 프로어머님인양 춘이 엉덩이를 토닥거리며 들어갈 준비를 했다.


수업이 시작됐고 우리 춘이는 수업에서 막내. ㅋㅋ거의 대부분 4개월 어머님들이 많았다. 막내란 타이틀이 안어울리게 생긴 아재같은 분위기의 춘이인데 막내라니..ㅋㅋ

각자 아기를 앞보기로 앉고 둥글게 원을 그려서 서서 옆 애기들과 안녕하세요 강제 인사를 했다.

그리곤 마사지 마사지 마사지. 한 시간 내내 주무르고 쓰담쓰담하다 일어서서 어머님들이 다같이 아기 앉고 덩더쿵 춤 같은 율동하다 다시 앉아서 주물주물 ㅋㅋㅋㅋㅋㅋ난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코랄빛의 사랑의 에너지를 듬뿍 담아주려고 했다.

아, 우리 춘이는 막내이기에 엉아 누님들이 앉아서 마사지 받을 동안 혼자 누워서 받으라는 선생님의 지시..춘이야 존심상해하지마라. ㅋㅋ


춘이가 좋았는지 정신없었는지는 몰겠지만 춘이어머님은 땀을 한바가지 흘렸고 이윽고 수업은 끝이 나 나도 전 수업 어머님들과 같이 분주하게 춘이 뒤치닥거리 후 들쳐앉고 나왔다.


이 와중에 몰에 온김에 소프트아이스크림은 먹겠다며 재빨리 종종걸음으로 가 아이스크림 하나 주세요를 외쳤다. 춘이 컨디션이 안좋아지기전에 집에 도착하기 위해 세상에서 젤 빠른 속도로 서서 아이스크림을 먹은 후 무사히 귀가.


우리는 그 후로 떡실신해서 서로 부둥켜앉고 두시간을 잤다는...ㅋㅋㅋㅋㅋ

흐음. 바깥공기를 좋아하는 춘이와 내가 문센의 세계와 맞는지는 좀 더 다녀봐야 알겠다.


오늘도 너와 나는 첫경험 하나가 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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