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꽃이 피고 나도 피고

화려한 봄이 아니어도 좋다.

by 유월 토끼

* 화려한 연극은 계속되고 너 또한 한 편의 시가 된다는 것.

* 시가 아름다워서 읽고 쓰는 것이 아니야. 인류의 일원이기 때문에 시를 읽고 쓰는 거야.

인류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어. 의학, 법률, 경제, 기술 같은 건 삶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요소들이지.

하지만 시와 미, 낭만, 사랑은 삶의 목적인 거야.

* 카르페디엠~! 현재를 즐겨라.

< 죽은 시인의 사회 / 존키팅 선생님(로빈윌리암스) >



드디어 내복을 벗고 외출을 할 수 있는 포근한 날이 이어지고 있다.

봄이 오긴 온 것이지, 체온이 한번 떨어지면 정상체온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힘들 정도로 저체온 증상으로 겨울 내내 힘들었는데 그런 나도 요 며칠은 어깨가 활짝 펴지고 평소보다 옷차림도 훨씬 가벼워진 상태로 외출이 편안했다.

따뜻한 햇살이 포근함을 가득 담은 공기를 바람을 내어주어 숨을 쉬는 콧구멍도 훈훈하고 몸속으로 들이마시는 숨의 크기도 두 배는 커진듯하다.

한참을 걷고 등짝이 습해지는 느낌과 마음에 쏙 드는 체온을 느끼고 점퍼를 벗어 손에 들었다.

가슴이 설레는 걸까. 빠르게 뛰는 것도 입꼬리가 슬쩍슬쩍 올라가고 있는 것도 느낄 수 있는 기분 좋은 봄날이었다.

혹시나 하고 주변을 휙' 둘러보고 하늘도 여러 차례 올려다보았지만 햇살과 바람 공기의 온도가 달라진 것 분명했으나 아직 주변엔 초록빛은 올라오지 않았다.

성격 급한 녀석들 하나 둘 정도는 올라오지 않았을까 했는데 아직은 너무 이른 것이다.


봄의 기운을 흠뻑 받고 설레는 기분까지 만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죽은 시인의 사회 명대사를 골라 필사해 둔 노트를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로빈윌리암스가 연기했던 존키팅 선생님의 대사를 빨리 읽고 싶었다.

필사해 두었던 그 문장을 소리 내어 읽을 때 영화 속 장면이 떠오르며 느꼈던 그 느낌, 설렘, 눈앞이 환해졌던 그 기분, 바로 오늘 봄의 에너지를 받으며 내가 느꼈던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여러 차례 책을 읽고, 영화를 보았던 [죽은 시인의 사회] 슬펐고, 설레었고, 부러웠고, 흐뭇했고, 따뜻했고, 가슴 벅찼던 감정들이 한 번에 만들어졌었다.


새로운 봄과 함께 나도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 하는 시간이 되었기에 더 크게 이번 봄이 설렘으로 다가온 것 같다. 걱정하지 않으며, 준비해 온 것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놓아야겠다.

봄의 새싹들과 발을 맞추어 시작하게 되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