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작품. 2015
2015.12.18(Fri) - 2016.1.10(Sun)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가 주제곡이었던 마음 헛헛했던 스물아홉의 여름.
의미없이 서른이 되는 게 두려워 쓰기 시작했던 <그 여름, 동물원>
김광석의 '나무'가 좋아 이름이 '나무'가 된 우리 고양이와 함께 초고 마침표를 찍었던 새벽.
그렇게 시작된 <그 여름, 동물원>이 지금 이곳에서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게 되어 벅차고 또 행복합니다.
이 작품으로 인해 그토록 소중한 추억과 인연들이 생길 줄 상상도 못 했습니다.
감히 저 혼자서는 꿈꾸지 못할 눈부신 여름을 함께 만들어주신 배우분들과 스텝분들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초보 작가의 미약한 글 탓에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었을텐데도 대사 한 줄 한 줄.
지문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정성스러운 마음들이 모여 글 속에서만 존재하던 '동물원'을 무대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래오래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이런거 해보고 싶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저와 작품을 믿어주셨던 이해만 피디님.
서울 근교 카페를 함께 탐방하며 절망에 빠진 저를 끊임없이 응원해주셨던 박경찬 연출님.
회사원으로 살고 있던 저를 정신 차리게 해준 작년 여름 한강변을 함께 걸어주었던 사람.
뮤지컬 한다는 딸내미를 오랫동안 참고 기다려주신 부모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얼마 전, 모아두었던 자료들을 다시 보다가 1988년 5월에 '동물원'이 이곳 동숭에서 공연을 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괜히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다시 한번 '동물원'의 노래들이 이곳 <그 여름, 동물원>을 찾아주신 분들께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