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덕골 이선생 Jun 01. 2024

느긋하지만 강합니다

[임자 일주]

내 일생 가장 행복한 날을 꼽자임산부 시절이다. 아이를 임신하고 행복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면 과한 표현일까. 아들은 태어날 부터 순했고, 배고플 때를 제외하고 우는 날이 없었다. 육아에 도움을 주신 친정어머니가 "00을 어떻게 키웠는지 생각이 ."라고 하실 정도로 한 아이였.


그런 아들이 달라졌다. 우스개 소리로 '음식 앞에 진심이다'라는 표현을 쓰는, 식단을 중시하는 아들의 성향 때문다. 한식 대체 요리인 빵이나 샐러드는 간식에 불과하니, 고기 요리가 있어야 밥을 먹는다. 게다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길 좋아하는 아들은 반장, 부반장을 도맡아 왔다. 배드민턴뿐 아니라 피아노 콩쿠르, 댄스  활동 영역도 남달랐다. 한번 고집이 나면 성과를 얻을 때까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근성이 있어, 게임이든 스포츠든 지고는 못 견딘다.


중학교 첫 시험 때의 일이다. 아들은 시험 준비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새겨듣지 않았다. 국어와 사회는 자신 있는 과목이니 괜찮고, 과학은 시험 전에 인강을 듣고 준비해도 늦지 않다며 고집을 피웠다. 나는 어려 결정을 내렸다. '공부는 마라톤과 같다. 첫 결과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자만심이 망쳐놓은 결과를 스스로 경험하게 하자.' 그에 따라 아들을 지켜보기로 다. 결국 아들은 인생 최저의 점수를 받았고, 시험 점수가 공개되던 날 대성통곡하며 돌아왔다. 그 뒤  공부하라는 나의 말을 허투루 듣지 않는다. 그저 쓴 보약으로 여기며 달게 삼킨.



임자 일주는 큰 바다를 상징한다. 물상이 큰 물이라 대체로 통이 크고 느긋하다. 겉으로는 온순해 보이지만 자존심이 강하고, 경쟁심과 독립심, 적극성, 리더십이 뛰어나다. 또한 어떠한 어려움이 생겨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끈기가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빠른 계산력과 지혜로 주어진 일을 능숙하게 처리하니, 전문 분야에 성공한 이들이 많다.  다만 씀씀이가 커 탈재가  많고, 과도한 경쟁심과 고집으로 인해 주변과 마찰을 빚을 수 있다. 특히 무리한 투자나 투기 등으로 재산 상의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임자 일주의 아이를 둔 부모라면 강제적인 방식보다 논리적인 접근법 좋다. 아이의 생각을 충분히 공감한 뒤라야 설득의 물고가 트인다. 일방적인 방식으로 밀어붙이면, 대화를 거부한 채 입을 닫는다. 또한 거창한 설명보다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한 조건이라며 설득해야 다. 적절한 칭찬을 통해 자존심을 올려주면서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야 한다. 무엇보다도 가장 필요한 교육은 경제관념이다. 자존심 때문에 빌려준 돈조차 받지 못하니, 나눔과 거래의 의미를 명확히 심어줘야 다.


나의 경우 아들을 양육하는  명리학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양육 방식을 연구하는 자료로 사용하는데, 특히 소통법 찾는 데 과적다. 명령과 강제를 싫어하는 아들에게 맞는 소통법을 배울 수 있다. 또한 아들이 원하는 관심 분야에 집중하는 동시에 부족한 점을 보완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재능과 적성에 맞은 진로를 찾고, 목표 단계를 제시할 수 있어 좋다.


아들의 꿈은 법조인이다. 공감력이 뛰어나고 시비판단이 명확해 적성에 맞는 듯 보인. 나머지 사주 조합(연주, 월주, 시주)으로 볼 때도, 환영하지 않을 수 없는 선택다. 그렇다면 부모로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먼저 타인의 생각을 수용하는 태도, 과도한 경쟁에 이끌리지 않는 절제력, 합리적인 소비 생활을 위한 계획성을 인생 과제로 제시하려 다. 또한 교육의 목표는 세상과 조화롭게 살아갈 힘을  키우는 데 있으니, 아들을 향한 관심이 조급함이 되지 않도록 기다림의 미덕을 지려 한다. 


♡ 일주 찾는 법: 만세력 앱을 깔고, 연월일시(음력ㆍ양력 구분)를 입력하면 4주 8자가 출력된다. 연주-월주-일주-시주라는 4가지 기둥 중에 일주(본원)에 해당하는 글자를 찾아 일주론에 맞춰 본다.
이전 02화 나는 게으른 사람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