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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지컬배우 박소연 Jun 20. 2020

[그가 화를 잘 냈다면 그녀는 죽지 않았다.]

뮤지컬 <레베카> 막심 편

안녕하세요


소연알이. 뮤지컬 배우 박소연입니다.


오늘은 특별한 분을 모시고  


색다른 시선으로 뮤지컬을 바라보는 시간 가지고 있습니다


정신과 전문의와 뮤지컬 배우가 함께 


뮤지컬 레베카의 주인공들의 정신세계를 해부 중이신데요


오늘은 ‘무엇이 <막심>을 그렇게 만들었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볼 순서네요


레베카에게 호구 잡힌 남편 막심. 한번 살펴볼까요?


유튜브 <레베카> 막심 편 썸네일

박소연>

막심은 좋은 가문의 부유한 상속자로서 매력적인 레베카를 사랑해서 결혼을 했겠죠


예상과 달리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하게 되지만 


레베카의 수많은 불륜에도 가문의 명예를 위해 레베카와 이혼하지 못합니다


결국, 아내인 레베카를 우발적 사고로 죽이게 되는데..


극 중에 전반적으로 나이스하고 젠틀하게 나오거든요


참기 힘든 일들을 겪으면서 그렇게 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은 무너져서 레베카의 의도대로 살인을 저지른 거니까 


참, 막심도...  문제 심각하죠? 어떻게 생각하세요? 


막심. 


Dr. 손승현


뭔가 자주적인 결정을 내린 적이 거의 없어 보여요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고 레베카의 의도대로 휘둘리고.. 


화를 제때 낼 줄 모르고 자신을 지킬 줄 몰라 막판까지 상처 받다가 


이를 한순간에 터트려버리지요?


레베카가 죽었어요


이로 인해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막심은 레베카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됩니다 


정말 수동적이면서도 경직된 모습이 두드러지는 사람인데요


사실 극 중 주인공인 ‘나’에게 레베카와의 관계를 고백할 때도 말이에요


이게 상대방에 대한 배려에서부터 출발한 거였다면 


좀 더 일찍 안정된 상황에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었을 텐데, 


최후까지 묻어두다가 터지듯 고백한 게 영 마음에 들지 않네요


박소연>

막심을 보면 이성적인 것처럼 보이고 젠틀해 보이지만 


사실은 감정을 잘 드러내 보이지 않는 성격이란 건데... 


감정을 꾹꾹 참는 건 좋은 것이 아니잖아요? 


왜 이런 성향이 만들어졌을까요? 타고나는 걸까요?


꾹꾹!!참는 성격은 왜 생길까?



Dr. 손승현

몇 가지 추리를 해볼게요


저는 화를 잘 내는 법에 관심이 많거든요


이건 화를 아무 때나 막 낸다는 소리가 아니고


원하는 타이밍에, 원하는 만큼 화를 내서 


상대방이 나의 상처를 알게 하고 스스로를 지키는 법에 대한 이야기죠


박소연>

화를 잘 내는 법. 이란 뭘까요?


화를 잘 내는 방법?!!


Dr. 손승현

화를 내는 것, 남에게 싫은 소리를 하는 것, 뭔가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 등이 


무조건적으로 나쁘다고 교육받는 경우가 있어요


이럴 경우에는 화를 내는 기회 자체가 많이 주어지지 않게 됩니다


뭔가 화를 제대로 내보기 전에 시작부터 잘못했어요 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거든요


또한 자신의 좋은 모습만 남들에게 인정받고 공감받을 때 그런 상황이 생깁니다


분노를 받아주는 사람들의 역할도 중요한데요


분노나 슬픔, 자책 등의 부정적인 감정에 공감을 해주는데, 


본인이 너무 힘들어하거나, 혹은 공감을 너무 격하게 해서 


“그 자식을 내가 막 확! 막! 가서 막!” 이러시면, 


아이는 그 자체에 압도되어서 “아 내가 부모님을 힘들게 했구나,


 뭔가 내가 무서운 상황을 만들었구나.”라는 생각에 브레이크가 걸리거든요


그러면 화를 내고 싶어도 자꾸만 주춤주춤 거리게 됩니다


화해하는 법을 잘 배우지 못했을 때도 부정적인 감정의 발산이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화를 실컷 냈는데, 막상 기분은 언제 누가 어떻게 푸느냐고 여쭈어보면 


두루뭉술하게 구렁이 담 넘어가듯 푸는? 


사실 풀지 않고 무조건 한쪽만 참고 넘어가는 집들이 많거든요?


근데 그러면 상대방이 내 화로 어떠한 영향을 받았는지,


내가 정작 전달하고 싶었던 건 잘 전달되었는지, 


그 사람을 상처 입히는 게 중요했는지, 


아니면 자신을 지키는 게 중요했는지 이런 것을 잘 알 수가 없게 되어버려요


우리가 브레이크를 밟는 법을 안 배우면 


도로에 나가서 좌충우돌하겠지요?


 나아가서는 아예 운전이 싫어질 수도 있고요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소연>

우리 막심이 힘들게 컸나 보네요


막심처럼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참는’ 이런 성격이 


말씀대로 어린 시절에 ‘화를 내는 법, 화해하는 법’ 등을 잘 배우지 못해서 생긴 거라면 


어떤 방법으로 ‘화를 잘 내고 화해를 잘하는 법’을 가르쳐야 하는 건가요? 


이미 문제가 있는 아이의 경우 해소해줄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화내는 방법 개선하기~!!


Dr. 손승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먼저 아이가 자신의 감정들을 말로써 표현할 수 있도록 


감정에 이름표를 달아 주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입니다

 

이름표를 달아 준다는 건 지금 아이가 느끼는 감정이 무언지, 


그걸 알맞은 단어에 연결시켜 주는 것입니다


‘네가 지금 화가 많이 났구나.’, ‘많이 속상하구나.’ 등의 읽어 줄 수 있는 것은 


감정뿐 아니라 의도일 수도 있어요


 ‘사실은 엄마가 힘든 게 싫어서 동생을 민 거야?’, 


‘순서를 지켜야 하니까 길을 막았구나?’ 이런 식으로요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어려워요


이걸 말로서 이어 주기 시작하면


보다 명확하게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고 


공감을 받는다는 위안이 됨으로써 자신의 마음을 다루어 나가기 훨씬 수월해지지요


만약 마음도 말로 표현하는 거 자체가 어렵다면, 


도움을 요청하기도 더욱 어려워집니다


감정을 말과 연결해 주세요


박소연>


감정을 말로 연결하는 건 


꼭 아이한테 뿐만이 아니라 


어른들 관계에서도 큰 도움이 되는 말인 것 같은데... 


감정을 말로 연결할 줄 아는 어른들이 과연 많을까요? 


저는 잘하고 있을까요?


저희 부모님도 그냥 혼낼 때 ‘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야.’라고 하시고 끝냈지, 


자신의 감정을 말로 이어주신 적은 잘 없었던 것 같거든요


Dr. 손승현

부모님이 많이 화가 나서 아이에게 막 소리를 지르고, 


막 음.. 좀 극적인 예지만 물건도 다 압수하고 용돈도 뺏고 그랬단 말이죠? 


그런데 정말로, 당시에는 화가 많이 나서 그랬던 건데 


“이건 네가 잘못했기 때문이야.”, “너를 위해서야.”라고 다른 의도와 이어버리는 경우가 생겨요


물론 아이를 위한단 말이 거짓이란 뜻은 아니지만, 


‘화가 많이 났다! 그리고 그 안에 사실은 네가 잘못될까 봐 걱정되고 두려웠다.’라는 감정이 쏙 빠지면, 


아이는 혼란이나 분노, 불안을 느낄 수 있고


자신의 감정도 맞지 않는 다른 이름표와 연결시킬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박소연>

아이 훈육할 때 정말 주의해야겠네요


막심의 경우에도 이런 훈련이 잘 안되어서 


어른이 된 후에도 감정의 이름표를 잘 찾지 못한 케이스인 거죠?


힘든 상황을 소화하고 극복하는 게 아니라 


참아 누르는 것을 반복하는 건 참 본인도 괴로울 텐데..... 


결국, 살인까지 이르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어요


이런 문제는 성인이 되어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참고 참는 성격!! 성인이 되도 고칠 수 있을까요?


Dr. 손승현

성인이 되어서 개선하는 방법은, 


어렸을 때와는 좀 달라지는 것 같아요


자신의 감정을 잘 모르거나 항상 누르는데 익숙한 사람들은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법을 익혀보아야 할 거 같습니다


괜찮아요, 잘 지냈어요, 늘 똑같아요.라고 말하고 있는데, 


사실은 분노가 턱 끝까지 차거나, 


하루하루를 폭발하지 않도록 버티는데 에너지를 다 쓰시는 분들도 뵈었어요


청소년, 성인기를 거쳐 나이가 들어갈수록 


대부분 자기감정을 밖으로 드러내는데 더욱 여러 제약이 생기는 거 같아요


꼭 나쁜 의미에서만이 아니라, 책임져야 할 일상의 무게도 크고, 


가까운 사람들의 심정 또한 이해하는 마음이 생기면서, 


남에게 내 힘든 것을 전달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거든요


그래서 마음을 더욱 꽁꽁 닫다가 터트리는 것 같아요


자신과 대화하는 법이 막연하고 어렵다면 드는 몇 가지 예가 있어요


그중에서 요즘 많이 드리는 말씀은, 


자신을 소설의 주인공으로 여기되, 


1인칭 주인공이 아니라, ‘3인칭 주인공으로 봐 보라.’라는 말씀을 드려요


박소연>

3인칭 주인공 화법!? 낯선데요? 


어떻게 질문하면 될까요?


Dr. 손승현 

본인의 행동과 감정을 내레이션 하는 누군가 있다고 상상을 해보세요


그리고 그 역할을 자신이 직접 해보는 거지요


‘소연은 대체 이 의사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이런 식으로요


 그렇게 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읽어나가다 보면,


이 내레이션이 맞나.’ 싶기도 하고,

혹은 ‘아, 이 주인공이 이런 심정이었어?’ 하고 깨닫게 되기도 하거든요? 


그런 것이 일종의 마음의 대화가 되어 주기도 한답니다

 

박소연>

상당히 쉽지는 않겠지만... 감정조절 못하는 누군가에게 알려주면 좋겠네요.



뮤지컬 <레베카> 편을 마치면서..

박소연>

어떠셨어요~ 손 닥터님?


Dr. 손승현

사람들에게 와 닿는 인기 있는 작품이 왜인기가 있는지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었던 거 같아요 


사실 이게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의 마음속에 있을 수 있는 모습들이기는 한데 


그거를 극대화시켜서 이렇게 서로 부딪치게 만들잖아요   


그런 게 저를 포함해서 사람들의 마음에 이제 깊은 여운을 남기게 해왔던 거 같습니다 


박소연>

사실, 성격을 분석하는 콘텐츠이지만은 성격일 뿐, 


저희가 선하다 나쁘다 라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모인 건 아니잖아요? 


앞으로도 소연알이에서 손 닥터님과 극 중 캐릭터의 정신세계에 대해 함께 얘기 나눠봄으로써 


즐겁게 웃을 수 있고, 


같이 사람의 마음이란 무엇일까 생각해보는 한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위 내용을 영상으로 보고 싶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눌러주세요^^

https://youtu.be/MZzbNX5yv8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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