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에 집중하자
모션그래픽 디자이너가 되고 나서 가장 먼저 했던 건 3D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입사한 회사에서 3D를 이용해 영상을 만들기도 했었고, 나름 3D 모션그래픽 영상에 대한 로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은 독학으로 C4D(시네마포디 : 모션그래픽에 좀 더 특화되어있는 3D툴이다.)을 끄적이기 시작했다.
헌데 회사에서 쓰는 툴은 3Dmax였고 이미 3D를 다루는 팀이 있다 보니 내가 3D를 할 기회는 거의 오지 않았다. 게다가 3D보다는 2D를 좀 더 중점적으로 하는 일이 더 많았기에 시간이 흐를수록 3D에 대한 내 열정은 옅어져 갔다.
차라리 그 시간에 2D모션그래픽에 좀 더 힘썼다면 실력이 더 업그레이드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내가 더 잘할 수 있고, 잘하는 것에 집중한다면 지금보다 충분히 더 나은 상태가 되었을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든 그렇지 않든, 이왕 하는 일이라면 누구나 일을 잘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을 것이다. 더불어 자신이 어떤 인재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도 함께 있을 것이다. 찬찬히 생각해보자. 뭐든 다 잘하면 좋겠지만 우리에겐 분명 강점과 약점이 존재한다. 약점에만 치중한 채 강점 개발을 소홀히 한다면,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될 게 분명하다. 나 역시도 그렇다. 내가 3D를 할 기회가 적고, 3D보다는 2D모션그래픽에서 더 능력을 발휘하는데 계속 3D만 붙잡고 있었다면 지금까지 이 일을 계속할 수 없을 것이다.
제너럴리스트와 스페셜리스트에 대해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다양한 분야에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종합적으로 사고하며 일하는 것이 제너럴리스트다. 스페셜리스트는 그와 반대로 한 가지 분야에 깊은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 어떤 게 옳다고 말할 순 없다. 맡은 업무에 따라 적합한 정도가 다르다.
하지만 굳이 둘 중에 꼽으라면 스페셜리스트가 되는 게 먼저라고 본다. 장점에 좀 더 집중해서 나의 실력을 개발하고 분야를 넓히는 건 차후 문제. 처음부터 잘하지 못하는 분야를 물고 늘어지는 건 성장을 더디게 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없을 뿐이다. 작은 성취감들이 쌓여 더 큰 성취를 이룰 수 있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에 좀 더 집중하는 게 효과적이다.
최종적으로는 제너럴리스트와 스페셜리스트를 아우르는 융합형 인재가 되는 게 제일 좋겠다. 하지만 그 이전에 앞서 자신을 먼저 개발시키려면 강점에 집중해야 지치지 않고 성장할 수가 있다. 자신이 모션 감이 좋다면 그에 좀 더 집중을, 스타일 프레임을 만드는 능력이 좋다면 그에 좀 더 집중을 해보고 다른 나머지 분야들은 이후에 개발해도 괜찮다. 물론 기본이 베이스가 되어있는 상태여야 한다. 일단 모션그래픽 디자이너로서 취업했다면 기본은 되어있을 테니, 자신의 장점에 좀 더 집중해보자.
이 글을 쓰면서 나를 한번 되돌아보게 된다. 모션그래픽 디자이너로서 나의 강점은 무엇인가? 더 나아가 나란 사람의 강점은 무엇인가? 이 글을 읽게 될 모두가 자신의 강점을 발전시키게 되는 시간이 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