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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긴어게인 Sep 09. 2020

몰랐던 남한산성 둘레길의 이모저모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남한산성


남한산성은 우리나라의 대표 산성으로, 기록에 의하면 신라 주장성(672)의 옛터에 기초하여 산성을 쌓았다고 전해진다. 2014년 6월 카타르도하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고, 1971년 경기도 남한산성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조선 인조 4년(1626)에 중앙부의 본성이 완성되었고 이후 방어력을 높이기 위하여 동쪽의 봉암성, 한봉성 등을 비롯하여 여러 차례 증축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이곳에 위치한 남한산성행궁(국가사적 제480호)은 인조 14년에 청나라가 침략해오자 왕은 이곳으로 피신하여 47일간 항전한 곳이다. 이후에도 숙종, 영조, 정조, 철종, 고종이 여주, 이천 등의 능행길에 머물러 이용하였다고 한다. (임금이 서울의 궁궐을 떠나 도성 밖으로 행차하는 경우 임시로 거처하는 곳을 행궁이라 한다.)


서울에서 남한산성까지는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남한산성 입구에서 주차장까지 생각지 못한 4km 정도의 드라이브 코스가 있다. 나무들이 하늘에서 맞닿아있는 꼬불꼬불 좁은 도로를 올라가는 즐거움이 있다. '세계유산 남한산성' 안내소가 보이면 도착이다. 차량이 많은 곳이라 무료주차장은 이미 만차이다. 무료주차장을 찾겠다는 의미 없이 유료주차를 했다. 1일 기준 5,000원.  남한산성세계문화센터 입구에서 가이드를 하나 챙기고 둘레길을 시작해본다.

남한산성세계문화센터


남한산성에는 총 5개의 탐방코스가 있는데, 3코스와 5코스를 고민하다 3코스로 고고~~

1코스(3.8km, 1시간20분) 산성로터리 → 북문→서문→수어장대→영춘정→남문→산성로터리

2코스(2.9km, 1시간) 산성로터리 →영월정→숭렬전→서문→수어장대→산성로터리 2.9km (1시간)

3코스(5.7km, 2시간) 산성세계문화센터→현절사→벌봉→장경사→망월사→동문→산성세계문화센터 

4코스(3.8km, 1시간20분) 산성로터리→남문→남장대터→동문→지수당→개원사→산성로터리 

5코스(7.7km, 3시간20분) 산성세계문화센터→동문→동장대터→북문→서문→수어장대→영춘정→남문→동문→산성세계유산센터


둘레길 시작 - 현절사 입구
현절사(경기도 유형문화재 제4호)


병자호란 때 적에게 항복하기를 끝까지 반대했던 홍익한, 윤집, 오달제 등 삼학사의 우국충절을 기리기 위해 세운 사당이다. 청나라에 강제로 끌려가 곤욕 끝에 참형을 당한 삼학사의 영혼을 위로하고자 숙종 14년 유수 이세백의 주도로 세워졌으며 후에 김상헌,정온의 위패도 함께 모셔졌다. 이회장군과 그의 처와 첩, 벽암대사의 초상화가 안치되어 있다고 한다. 



둘레길에 들어서면 이렇게 푸르른 나무들 사이로 조심스럽게 놓인 길이 펼쳐진다.

저 멀리 한 가족이 앞서서 가고 있었는데 지나치는 길에 아이들의 대화를 들었다. 엄마와 형은 조금 더 앞에 가고 아빠와 동생이 뒤에 가는데, 앞서서 가던 형이 멈춰 서서 기다리고 있다 동생한테 큰소리로 얘기한다 "빨리 좀 와... 기다리고 있잖아" 그 순간 동생이 약간은 짜증 나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동생은 "형 먼저 가.. 천천히 갈게" 라며 조금의 짜증이나 화도 없이 아주 아주 아무렇지도 않게 착하게 얘기한다. 또 형은 "알았어'라며 뒤돌아서서 다시 한걸음 한걸음 발을 뗀다. 참 이쁘다. 늦게 오는 동생을 재촉하는 형도, 형아의 재촉에 아랑곳하지 않고 먼저 가라며, 자신의 페이스로 꿋꿋하게 제 갈길을 가는 동생도. 


성곽

이렇게 조금을 올라가니 나무들에 숨겨졌던 하늘이 자꾸만 자꾸만 커진다. 작은 돌 틈 사이로 성곽 안에서 바라보는 성곽 밖의 모습이다. 너무 이쁘다. 이 작은 틈 사이로 높이 치솟은 아파트가 보인다. 어쩌면 이곳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 존재하는 곳의 경계선인 듯싶다. 변화되는 곳과 변화되지 않는 곳!!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서 존재하는 곳!! 성곽 안의 모습은 자연 그대로, 옛날의 그 모습 그대로이고, 저 네모난 구멍으로 보이는 바깥세상만 세월의 변화를 고스란히 갖고 있는 것 같다. 


성곽 위에서 바라본 모습니다. 성곽 밖으로 걸어가는 등산객이 보인다. 안에서 바라보는 밖의 풍경... 그런데 저분들이 보면 저분들이 안이고, 내가 밖일 수 있는데...ㅎㅎㅎ




그 옛날에 어떻게 이리도 길고, 예쁜 성을 만들었을까?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을까? 이 모두가 자신과 가족과 나라를 지키기 위한 한마음이었겠지!!


이러한 곳이 몇 군데 있는데 암문이라고 한다. 암문은 적의 관측이 어려운 곳에 설치한 성문으로 일종의 비밀 통로이다. 크기도 작고, 적에게 쉽게 식별될 수 있는 시설도 설치되지 않았다고 한다. 




장경사

남한산성에는 사찰이 많다. 

가는 길에 장경사라는 사찰이 나오는 데, "너무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문구가 보인다. 

왠지 울컥!! 참 쉽지만 쉽지 않고 단순하지만 단순하지 않는 의미인 것 같다.




망월사(경기도 기념물 제111호)

망월사는 10개의 사찰 중 가장 역사가 깊은 사찰로 망월암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 사찰은 태조 이성계가 한양에 도읍을 정할 때 한양에 있었던 장의사를 허물고 그곳에 있던 불상, 금자화 엄경 등을 옮겨 창견하였다. 옛 망월사는 일제에 의하여 모두 소실되었고 1990년대 현재의 모습으로 옛 망월사와 다른 위치에 새로 지었다고 한다. 

망월사



지수당(경기도 문화재자료 제14호)

현종 13년에 이세화가 건립한 정자로 건립 당시에는 정자를 중심으로 앞뒤에 3개의 연못이 있었다고 하나 현재는 2개만 남아 있다고 한다. 정자의 동쪽에는 부윤 이세화의 공덕비가 세워져 있고 제 3연못지로 추정되는 지역은 현재 밭으로 바뀌어 있다고 한다.


도대체 내가 알고 있는 역사는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 많은 역사를 지나 내가 현재에 있는데 말이다. 둘레길을 걸으며 자연도 느끼고, 몰랐던 역사 공부도 하고 다음번에는 다른 코스로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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