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더 떨리는 것 같아도, 신을 믿지 않아도, 좋아.
p.s)
이 글은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2020 PEET 시험을 5일 앞두고 게시한 글입니다.
기타 모든 시험을 앞두고 계신 분들을 위해 브런치에 다시 올립니다.
1.
많이들 떨리실 거예요. 작년 생각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마음이 많이 약해지신 분들도 계실 것이고
벌써부터 후련한 분들도 계실 테지요.
저같은 경우는 전자였는데, 그 때 힘이 됐던 수능 인터뷰가 있어요.
수석으로 수능을 치르신 분이었습니다.
시험 전날에 떨리지 않았냐는 질문을 받고는
"한숨도 못자고 시험장에 들어왔네....망했다."
고 생각을 했다고 해요.
왜 이런 인터뷰를 하느냐.
알고보니 이전 해 고득점자의 인터뷰에서도,
한숨도 못자고 시험을 치렀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그게 본인에게 힘이 되었기에....똑같은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고요.
저도 비슷한 게시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2.
저는 수능은 아니었지만 그 인터뷰에서 큰 힘을 얻었어요.
제 경우, 잠을 못잔 수준이 아니라 온통 부정적인 생각만 드는 거예요.
남들은 다 긍정같은 단어나 낙관적인 얘기에 들떠 있는데
이런 착잡한 기운으로 시험을 잘 칠 수 있을까.....벌을 받지 않을까.....
우주의 기운이란 게 정말 있어서 날 미워하지 않을까.
신을 믿지 않아서 난 결국 떨어지지 않을까.
네 아니더군요. 저는 제법 높은 점수로 약대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 작년의 저처럼 지쳐있는 분들께,
혹은 부정적인 생각으로 두번째 화살을 맞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려는 마음으로 글을 남겨요.
3.
떨리는 건 당연한 겁니다. 조금 대담해질 필요는 있지만
긍정이나 낙관, 종교나 마인드셋이 합격에 꼭 필요한 준비물은 아닙니다.
내가 많이 긴장했구나. 많이 무섭구나.
그런 마음들을 애써 부인하지 마시고 한번 똑바로 쳐다봐주세요.
소리내 발음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많이 긴장했구나. 떨린다.
그래도 그 동안 참 열심히 달려왔다.
끝까지 최선을 다 해 보자.
4.
모두 잘 될 거라는 공허한 말보다는 그동안 고생하셨다는 말을 전합니다.
할 수 있는 게 이것뿐이라 죄송한 마음입니다.
불안해하셔도 됩니다. 남들보다 더 떨리는 것 같아도 괜찮아요.
부정적인 생각도 좋습니다. 특정 선생님의 강의를 듣지 못했어도,
종교가 없어도, 그간 암만 못되게 살아왔어도 괜찮아요.
이 모든 게 시험과는 별개의 이야기거든요.
그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ps)
참, 지금부터 보는 내용들은 모두 시험장에서 떠올리실 수 있습니다.
전력을 다해서 마지막 순간까지....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