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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한별 Feb 28. 2023

몸이 아프다고 생각했습니다.

추천 대상 : 건강이란 무엇인지, 마음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궁금한 사람. 의외로 나는 데이터 분석가에게도 권하고 싶다. 특히 제품 분석가.

메모 : 어떤 경위로 알게된 건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위시리스트에 있어서 읽게 된 책이다. 최근에 박한슬 저자의 <노후를 위한 병원은 없다>​​를 읽기도 했고 베셀 반 데어콜크의 책 <몸은 기억한다>​를 읽은 적도 있어서 몸과 마음의 관계에는 항상 관심이 있었다. 이 책은 내과 전문의로 일하던 저자가 정신과 의사로 전직하면서 깨달은 몸과 마음의 관계, 그리고 의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신과 환자의 체험을 예로 들어가며 쓴 책이다. 의학이란 무엇인지, 건강이란 무엇인지, 몸과 마음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된다.


내가 이 책은 제품 분석가에게도 추천하는 것은 읽으면서 직무성 유사점을 꽤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의사가 하는 일은 사람의 생명이 달려 있고 제품 분석가는 그렇지는 않지만.. ^^;; 다르다고 하면 다른 점도 많겠지만 나는 의학과 데이터 분석이 유사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테면 이런 부분이 있다.


과학적 접근만으로는 환자가 증상을 외면하거나 치료를 거부할지, 병에서 낫기 위해 생활 방식을 바꿀지, 가족의 지지를 받을지, 우울증에 걸려 자살할지, 그 자신도 몰랐던 회복력을 발견하게 될지 전혀 알 수 없다. 다시 말해 질병의 과학적 측면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환자가 얼마나 잘 치료될 것인지 알아내기 어렵다.


데이터 분석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숫자만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는 사용자를 이해하기 어렵다. 이 숫자가 어떻게 나온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숫자만 보다보면 표면적인 원인에 집착하기 쉽다. 진단에 집착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진단이 아니라 환자나 사용자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책을 읽어가다 보면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이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또 내 마음에 깊이 남았던 몇 부분들은 다음과 같다.


정확한 진단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 교과서에는(당연하게도) 특정한 질병의 교과서적 사례가 실리지만, 이는 실제 환자의 증상과 일치하지 않은 가능성이 크다. 질병이 초기 단계라서 증상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고, 환자가 염려하는 특정 증상을 강조하느라 다른 증상을 무시할 수도 있다. 혹은 의사가 유독 집착하던 다른 질병으로 진단을 내릴지도 모른다(얼마 전 다른 환자에게서 놓친 질병일 확률이 크다). 이 모든 요인이 환자를 엉뚱한 치료 과정에 배치할 수 있다.
진정한 관심과 호기심을 가지고 눈앞의 환자를 탐구하려는 자세는 습득하기 어렵지만, 이런 자세 없이는 그 어떤 의사도 뛰어난 임상의가 될 수 없다. 환자의 삶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증상의 의미나 환자가 그 증상을 두려워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


데이터 분석과 상관 없이도 정말 좋은 책이었다. 나는 안락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고 읽으면서 마음이 아픈 장면도 많았다. 그리고  인간 행동을 분석한다는 차원에서도 매우 배울 점이 많았던 책이었다.



발췌


건강이란 복잡한 문제다. 의사가 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하려면 인체뿐만 아니라 인간 본성도 이해해야 한 다.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불확실성을 인지해야 한다.

유연해지고 모호함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학자 고객 릭 J. 칼슨이 1975년 저서 <의학의 종 말The End of Medicine>에 언급했듯이 "인간을 기 계로 생각하는 관점은 인체 기능과 인간이 우주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이해하는 데 요긴하지만, 인간을 기 계로 취급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되진 않는다.


그는 피부 돌기 제거가 기술적으로는 그리 어렵지 않고 빨리 터득할 수 있는 사소한 시술이지만, 건드리면 안 될 돌기를 구분하는 것이 시술 자체보다 훨씬 어려 우며 그 자신도 평생 경험을 쌓고서야 터득한 능력이 라는 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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