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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주 May 22. 2024

뭐라도 쓰기

| 쓸 것이 없어도 써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 뭔가를 써야만 모든 것이 정리될 것만 같은 그런 기분. 실제로도 쓰지 않으면 아무것도 정리되지 않았다. 지금 당장도 무슨 글을 써야 할지 모른 채 그저 써보고 있다.


늘 가방 속에 수첩 한 권을 가지고 다닌다. 두께가 얇을수록 더 자주 꺼내 들게 된다. 더 가볍게 뭔가를 쓰게 된다. 무언가를 끝까지 다 썼다는 기분을 자주 느끼기 위해서라도 내게는 두께가 얇은 수첩이 필요하다.


작년까진 이야기를 썼었다. 내가 지어낸 이야기였지만, 내가 아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래서 늘 도입부를 지나면 헤매고는 했다. 가끔은 어디서 그런 이야기가 튀어나온 건지 스스로도 모를 때가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그걸로 일도 하고 돈도 벌었다.


올해부터는 내 이야기를 해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전에도 에세이를 썼지만, 소설을 쓸 때도 되도록 내가 아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다. 그러나 결국 에세이를 쓸 때의 마음과 소설을 쓸 때의 마음은 여전히 동전의 양면처럼 반대 편에 있다.


재미있는 사람이 꼭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는 것은 아닌 것 같다.


| 스스로가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누군가는 재미있는 이야기에 대한 욕망이 있다.


별 것 없어도 오늘부터 다시 짧은 글을 매일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내일 아침이 되면 스르르 사라질지 모르는 마음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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