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있는 대화에 대하여
내 생애에서 나의 말에 온 존재를 모아 귀 기울여 주었던 사람을 내가 가진 적이 있었을까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누구나 자신의 존재성 발견을 추구한다. 그게 어떠한 모습으로 발현되느냐는 그 다음 문제. 직업, 성적, 재산 등등 다양한 부분에서 자신의 존재성을, 존재가치를 증명하려고 노력하는 듯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것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존재성을 대표하기에 부족하다는 한계를 깨닫게 하고, 그 결과 사람들의 마음 한켠에 허무함이 자리잡게 된다.
나 역시 그러했다. 아니, 이러한 생각은 철저히 나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였는지 나에 있어 삶의 의미, 나의 존재감에 대해 반추했을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관계'였다. 단순한 나와 너의 합이 아니라, 그 이상의 무언가.
나에게 있어 언제가 가장 즐겁고 기쁜지 묻는다면, 나의 답은 사람들의 미소를 볼 때이며 그 미소가 나와 함께 있을때 절로 나오는 미소라면 두말할 것 없이 최고. 이는 친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할 때에 나오는 것이리라.
그렇다면, 이 친밀한 관계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진솔한 대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상대를 나의 기준에서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온전하게 받아들이며 그의 이야기에 온 마음을 쏟아 들어줄 수 있는 자세, 태도. 이것이 바로 진솔한 대화의 밑바탕이 될 것이다.
그 밑바탕 위로, 이제 대화의 중요한 요소가 남았으니,
바로 'beautiful question'
상대가 무엇을 물어봐주면 가장 좋아할지 생각하고 그 질문을 던지는 것. 상대가 듣고싶어하는 바로 그 질문이 'beautiful question'인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고, 그때 그때 마음속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제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어한다.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친구에게는 자기소개서, 면접과 같은 취업준비에 대하여. 결혼을 앞두고 있는 친구에게는 결혼준비, 결혼을 앞두고 드는 생각에 대하여.
이처럼 각자 지금 생의 순간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들에 대하여 나누고 그 순간을 함께 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 바로 'beautiful question'일 것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그 마음을 알고, 그 기회를 열어주는 것. 그리고 그 이야기들을 온 존재를 모아 귀 기울여주는 것. 이것이야 말로 진솔한 대화, 그리고 나아가 친밀한 관계를 맺게 해주는 핵심요소가 아닐까.
이 '관계'를 통해 우리는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알아가고 나아가 그 존재를 끌어안게 될 수 있으며, 스스로도 나의 존재 의미, 존재성을 발견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