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에서 하루 만에 세명의 내담자가 이야기한 영화!
2024.6.17 월
"선생님, 아무래도 제가 불안했던 거 같아요. 제 핵심감정이 불안이에요."
오늘 동시에 세 명이 이 이야기를 했다. 머릿속으로 한 장면이 지나갔다. 마침 일요일에 아이들과 '인사이드아웃 2'를 보고 왔다. 1편을 볼 때만큼 엉엉 울진 않았지만, 이번에도 눈물이 왈칵 올라온 장면이 있었다. 불안과 관련된 장면이었다. 마침 오늘 내담자 세 분이 현재 나누고 있는 내용들이 불안과 관련된 부분이 많았다.
영화는 참 큰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 수회기동 안 다루어도 내담자분들이 알아차리기 어떤 부분을 순식간에 세 명이 동시에 알아차리게 했다. (어찌 세 분이 개봉하자마자 영화를 본 것도 신기하다.) 오늘 마침 느낌, 욕구카드를 들고 가서 현재 느끼는 감정을 알아차리는 작업을 시도했다. 불안을 찾고 나니 고구마줄기처럼 다른 감정으로 이어졌다. 다행인 것이 각각 다른 감정들로 엮어나갔다. 현재 자신이 무엇을 느끼는지 봇물 터지듯 이야기하는 게 아닌가?
불안을 찾고 난 두 분 내담자는 슬픔 이도 데리고 왔다. 한 분은 상담실에서 항상 밝은 모습을 보였는데, 오늘 눈물을 보이긴 처음이었다. 영화의 힘은 어디까지일까 생각해 본다. 나와 거리를 두고 생각하게 해 준다. 처음에는 영화에 빠져서 보지만, 보고 나서는 순간부터 나에게 적용한다. 그래서 영화가 좋다.
여러 번 보는 영화들이 있다. 인사이드아웃 1도 그랬지만, 라라랜드, 맘마미아, 쿵후판다, 언어의 정원 등은 생각나면 본다. 사실 인사이드아웃 2편은 1편과는 조금 느낌이 달랐다. 호불호가 나뉠 거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가 닿아서 깊은 자국을 남겼다면, 그 부분이 감독이 원하는 바가 아니었을까.
영화에서 나온 감정들을 모아둔 사진이다.
1편 기쁨이, 슬픔이, 버럭이, 소심이, 까칠이
2편 불안, 부럽, 당황, 따분
개인적으로는 당황이가 참 귀여웠다. 1편의 감정들과 2편의 감정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슬픔이를 돕는다. 이러한 스토리에도 뭔가 있을 거 같은데. <심리치료에서 정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책을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