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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 탓 Apr 27. 2016

사람은 변할 수 있을까

아니, 아마도.

 자연스러운 우연으로, 내가 다짐하지 않아도 변할 수 있는 것이나 내 인생에 관한 건 번외로 치더라도.


 변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일들은 분명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몇 십 년 동안의 내 의식과 경험의 토대로 만들어진 이 버릇, 다시말해 나쁜 습관들은 '나'라는 사람의 일부이다. 그것도 벌써 나를 구성하는 조각이 되었다는 말이다.


 그때의 다짐과는 다르다고, 이번엔 정말 깨달은 바가 크다며 그렇게 변화를 마음먹지만 딱 3일 뒤면 이틀 간의 뿌듯함으로 다시 그러는 것.

누구에게나 익숙한 작심삼일 아닌가.

잘못을 아는 게 어디야, 하는 합리화는 작심삼일의 부속품과도 같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합리화는 차곡히 쌓여서 자책을 만든다. 그러다보니 내가 미워지는 것 같아 ㅡ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이다ㅡ 라는 명언을 좌우명 삼는다.

결국 낭떨어지까지 밀리지만 난 또 다시 나를 감싸준다. 그래도 난 변하려는 노력은 했잖아, 라는 마지막 합리화로.


변화가 이뤄질 수 없게 하는 적은 내부에도 있지만 외부에도 있다.

사람들은 나쁜짓은 하지만 나쁜 사람이 아니니까 봐주는 심리를 가진다는 것.

그리고 그들은 내 이미지를 만들어 놓고 거기에 모든 것들을 끼워 맞춰버린다는 것.

변하기 위해선 나 자신과의 약속도 중요하지만

원래 그런 성격이니까.

나쁜 의도는 없었을 거야.

하며 넘어가주는 주변 사람의 태도가 그 나쁘지 않았던 사람을 정말 나쁘게 만든다.


나 자신의 관성과 또 나에 대한 이미지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변하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그러나 변할 수 있는 순간은 좀처럼 오지 않는다.


그치만 그건 자연스러운 결론이다.

내가 알기론 사람은 변할 수가 없으니까.

변하는 게 아니라

아침잠을 참고 일터로 향하듯이

그렇게 모든 일들을 참고 사는 것뿐.

금연한 사람과 담배를 피지 않는 사람은, 어쨌든 겉으론 비흡연자인 것처럼 말이다.


모든 변화는 변화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저 인내심의 어느 한 순간을 부르는 이름일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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