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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PA Apr 01. 2024

방송국 녀석들의 친절함은 믿지 마십쇼

[노파의 글쓰기] 전선에서




안녕하세요, 노파입니다.

소설도 보냈고 4월도 되었으니, 지난 날 서로 상처만을 남기고 끝냈던 피디님과의 대화를 다시 시도했습니다.


“피디님, 날씨가 정말 좋습니다. 봄날의 만찬은 잘 마치셨지요?”


다시 연락을 할 때면 언제 우리가 싸웠냐는 듯 깍듯하게 인사를 건넵니다. 그럼 피디님은 “네^^ 4시쯤에 다시 전화드리겠습니다” 하며 또 다정하게 답을 줍니다.


이것이 방송국 친구들이 좀 소름끼치는 이유입니다. 

그들의 깍듯함과 다정함은 있는 그대로 믿으시면 안 됩니다. 저는 보나마나 또 가열찬 싸움을 벌일 것이고, 피디님도 어느 것 하나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본격적인 대화로 돌입하기 전에 언제나 유쾌하고 따뜻한 말들을 주고 받습니다. 곧 있을 전투를 준비하며, 서로에게 건네는 마지막 다정함인 것이지요.


최후통첩을 받은 후 저는 쑥갓 옆에 앉아 감자깡 한 봉지를 털어 넣었습니다. 햇살이 참 좋았고, 감자깡은 언제나처럼 훌륭했습니다.


이 글은, 내가 두 시간 전만해도 이토록 아름다운 순간에 존재했다는 것을 기억하기 위해 쓰는 겁니다.

부디 건투를 빌어주십쇼.


나는 이처럼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이거늘 이 조가튼 세상 녀석이…


***

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

https://blog.naver.com/nopanopanopa/22340046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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