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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PA May 05. 2024

일상을 빛나게 하는 세 가지



엘링가 피터 얀센스, 책 읽는 여인



이번 달 수업을 새로 시작했습니다.


새롭게 수업을 시작할 때마다 지난달에 선생님들이 쓴 글을 다시 쓱 훑어보는데, 여지없이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그곳엔 엄마이자 아내이자 며느리로서 눈을 뜰 때부터 감을 때까지, 자잘한 일들을 끝도 없이 처리해야하는 고단한 삶이 묻어있었습니다.


아침을 준비하고 점심을 준비하고 아이를 데려다줬다가 다시 데리러 가고,

잘못 산 물건을 반품하고,

카레가 먹고 싶다, 고기가 먹고 싶다, 각자의 이야기를 해대는 가족들 취향에 맞춰 저녁을 준비하고,

친정 가족, 시 가족 생일을 챙기고,

어버이날을 챙기고 어린이날을 챙기는, 

한 달의 월급으로도, 한 권의 책으로도 성취되지 않는,

끝도 없이 이어지는 무지막지한 노동.


그런데도 카페에서 커피 마시면서 수다나 떨고 드라마를 보면서 빨래나 개키면 되는, 속 편한 삶이라고 평가절하당하는 서러운 노동.


그렇게 인정받지 못하고 소모되기만 하는 노동을 끝없이 반복하는 가운데 노벨문학상 작가의 삶을 궁금해하고, 오늘의 첫 문장으로 나의 어떤 이야기를 길어 올릴지 고민한다는 내용에서 저는 몹시 울컥해졌습니다.


덕분에 제가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사람들이 더 많이 쓰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가장 단조롭고 반복되는 일상에서도 가장 고상하고 아름다운 무언가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작은 것들이 크게 보이고, 보이는 것 이면의 것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걸 종이 위에, 나의 언어로 펼쳐 보이는 사람의 일상은 결코 단조롭지도, 단순하지도 않습니다.


읽고, 경험하고, 쓰고.

일상을 빛나게 하는 데는 이 세 가지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많이 읽고 많이 쓰시면 좋겠습니다.


***

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

https://blog.naver.com/nopanopanopa/223433268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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