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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파에세이] 그래봤자 봄은 온다고

by NOPA


이것은 이틀 전 남도의 매화길을 한 시간 반을 걸어 겨우 발견한, 진짜 귀한 홍매화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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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면 예쁘지만 실제로 보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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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보잘 것 없는 불긋불긋한 점박이가 매화 길 5킬로를 걸어 발견한 유일한 홍매화였다.


정신없이 사진을 찍는 중에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급하게 후진하여 내 앞에 멈춰서 긴장했는데, 알고보니 나처럼 홍매화를 찾느라 몇 킬로를 달려 온 선량한 노부부였다.


그런 줄도 모르고 주머니 속 날붙이를 꽉 쥐었더랬지.



*

어제 오늘 낮기온이 10도가 넘게 올라갔으니 화엄 홍매화도 흐드러지게 피었겠다.


내가 갔을 때는 딱 이정도만 보여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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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망울들이 만개하면 이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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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41079


아무리 엄혹한 소식이 들려와도 봄은 봄이다.

삿된 것들은 필히 업대로 살 것이니, 선량한 사람들은 홍매화도 보고 냉이도 먹으면서 가만히 흘러가는 강물을 보면 된다. 그럼 누가 떠내려 올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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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3박4일 지리산 여행 기간 중 유일하게 남들처럼 풍경을 보며 커피 사치를 부리던 순간을 담은 사진이다. 그러나 카페가 아무리 근사해도 내 눈에 보이는 건 오직 배경으로 찍힌 산뿐.


사람들아, 내가 저 산 꼭대기에 올랐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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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구례, 하동, 광양.

이제 3월을 근사하게 시작하는 법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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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

https://blog.naver.com/nopanopanopa/22378658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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