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09
오늘 홍콩에는 하루 종일 비가 옵니다.
드디어 날씨가 서늘해지려나 봅니다.
집에서 혼자 빗소리를 듣고 있으면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대개 날씨를 따라 우중충한 생각에 사로잡힐 때가 많습니다.
과거에 대한 미련과 아픔,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두려움으로 마음이 동요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약해지는 제 마음을 부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 자신의 마음을 부정할수록 미움의 화살은 현재의 나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로 향하게 됩니다.
나는 그동안 두려워하고 있었구나.
나를 괴롭게 하는 모든 이유는 결국 상처 받는 것이 두려웠던 나 자신에게 있었음을 깨닫자, 역설적이게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남을 탓하지 않고 내 마음을 보듬어 주자고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됩니다.
끝없이 비가 내리는 토요일 저녁, 그렇게 치유된 마음을 안고선 내일의 새벽 조를 위해 불을 끄고 잠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