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직장은 이공계 전공과 사단법인에서의 행정 업무 경험을 모두 살릴 수 있는 곳이다. 이전에 사단법인에서 과학기술인의 사회활동을 지원했다면, 이번에는 연구활동을 지원한다. 대학원에서 학계의 분위기를 익혔던 경험 또 사단법인에서 일하며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을 만났던 경험 모두 새로운 곳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데에 도음이 될 것 같다.
또 이전에 일했던 곳은 규모가 작아서 직무에 큰 구분 없이 거의 모든 업무를 다 했어야 했다. 게다가 과학기술과 관련된 거의 모든 이슈를 다루고자 하는 방대함으로 단체의 성격이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는 어려움도 있었다. 그런 면에서 단체의 정체성이나 또 외부에 어떻게 보여질지, 구체적으로는 홈페이지를 어떻게 구성하고 사람들에게 보여지게 할지 등을 고민해보았던 경험도 새로운 일터에서 도움이 될 듯 하다. 조금 더 나아가서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다양한 케이스들을 살펴보았던 경험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또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며 중간지원조직들을 알게된 경험 등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아무래도 이번에 일하게 될 곳은 중간지원조직에 가까운 편이니 참고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 같다. 이전 직장은 정체성이 상당히 혼란스러우면서도 독특한 곳이라 참고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었다는 점이 어렵게 느껴졌었다. 그런데 이번 직장은 목적도, 관련 사업도 굉장히 명확하다는 점도 무척 좋은 점으로 여겨진다.
이전 직장은 사무국 인원이 두 명 뿐이었는데, 앞으로 일할 곳은 아마 8명 정도로 규모가 조금은 있다. 새로운 직장의 태생이 아주 큰 조직에서 만들어졌으니 그 만큼 체계도 갖추고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이러나 저러나 이전 직장에서 힘들게 굴렀던 경험이 있었기에, 새로운 직장의 좋은 점도 보이는 면도 있을테다. 또 규모가 작은 만큼 유연했기에 내가 좀 더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기도 했겠지만, 새로운 직장은 그렇게 자유롭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나의 경험과 살릴 수 있고, 이전 경력의 연장선상에서 확장되는 만큼 정말 만족스럽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한다.
하지만 원래 연애 시작 하기 전 썸 탈 때가 가장 몽글몽글하고 재미있는 것 처럼, 어쩌면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기 전인 지금이 가장 즐겁고 기대되는 시기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이제 나는 올 해 가을 결혼을 앞두고 있는 만큼, 새로운 인연과 가능성에 설레는 시기는 지났다. 새로운 직장을 앞두고 기대되는 마음도, 지금이 아니면 또 언제 느낄 수 있겠느냐는 생각도 든다. 그러니 솜사탕 위를 걷는 듯한 지금의 기분을 만끽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