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의 오묘한 딜레마
돌이켜보면 사람 사이란
이제 끝이야!라는 두려움이 생길 때
뭔가 열심히 하다가 실수하면 이렇게 말하는 선배가 있었다.
'너는 이제 끝이야!'
너무 무서운 말이었다.
직장생활에서 만난
그 선배는 내가 뭔가 열심히 파고들 때면 혹은 열정의 힘으로 성공시켜 성취감을 이뤄낼 때면
뭔가 못마땅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마치 내가 무슨 실수라도 해내기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나를 지켜보곤 했다.
'쳇! 네 아이디어가 맨날 성공할 줄 알지? 잘난척 하지마!'
그 선배와 이제 더 이상 함께 일하지 않지만
꽤 오랜 시간 지옥 속에서 산 거 같다.
근데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그 말은 내게 한 말이 아니라 그 선배가 항상 자신을 향해 있던 말이었다.
그 선배는 자신을 '이제 끝이야!' 라고 바라보았던 거 같다.
그 선배는 유일하게 말이 통할 때가 있었는데
마주보고 차를 마시거나 맥주를 마실 때
속내를 어렵게 드러내곤 했다.
그중 하나
직장생활 도중 수술을 경험할 정도로
크게 아픈 이후에 좌절을 경험한 바 있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
나는 그런 선배에게 연민을 느꼈는지 그 선배 몰래 그 선배는 할 수 없을 거 같은 힘든 일을 도맡아 하곤 했다.
그런 내가 오만방자해보여서 그 선배는 나를 더 무서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는 지도 모른다.
선의로 했지만 오만했고 자만스러운 결과를 초래했다.
나는
그 선배를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미워하지도 않았다.
그 선배의 좌절이 어쩌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패배감과 열등감일 수 있다는
공감이 가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인간의 감정은 복잡 미묘하다.
그래서 인간관계가 쉬운듯 절대 쉽지 않고 어려운 거 같다.
아예 편견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는 사람과는 대화가 되지 않는다.
나를 오랜 시간 미움과 증오의 시선으로 바라본 그래서 참 대하기 껄끄럽고 불편했던 그 선배에게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당신의 시선이 참 불편했습니다.
글 한조각을 퍼내면
때로는 눈물과 함께
치유가 됩니다.
앞으로는 좋은 사람들이 있는 직장에서
일할 수 있겠다는 희망과 용기를 조금씩 품어 봅니다.
안 좋은 감정의 찌꺼기들에게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